檢, 20억대 MB 측에 전달된 정황 파악
성동조선 부실경영 눈감아 준 의혹
이명박 전 대통령이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하고 있다. 서재훈기자 spring@hankookilbo.com

이팔성(74)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이명박(MB) 전 대통령 측에 인사청탁과 함께 건넨 20억원대 뒷돈 대부분의 출처가 성동조선해양이라고 검찰이 결론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4조 2,000억원대 혈세 지원에도 끝내 법정관리행을 면치 못한 성동조선 부실 경영의 출발점에 이 전 대통령이 있는 셈이라 사법처리를 앞둔 이 전 대통령은 성동조선 책임론까지 떠안게 됐다.

15일 한국일보 취재 결과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송경호)는 2007~2008년 이 전 회장이 이 전 대통령 측에 건넨 22억5,000만원 가운데 20억원 가량의 출처가 성동조선이라는 사실을 파악했다. 검찰은 당시 이 전 회장에게 돈을 건넨 성동조선 측 부회장급 인사를 비공개 소환해 이를 뒷받침하는 진술을 확보했다. 검찰은 성동조선 측이 조성한 비자금이 이 전 회장을 통해 이 전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와 맏사위 이상주 삼성전자 전무, 친형 이상득(SD) 전 의원에게 전달된 정황을 포착했다. 검찰은 지난달 이 전 회장 자택 등을 압수수색해 ‘SD 8억원’ ‘이상주 14억5,000만원’이라고 적힌 메모를 확보했다. 검찰은 관계자들의 진술과 문건 등을 토대로 성동조선 측 불법자금을 이 전 대통령 측에 전달한 대가로 이 전 대통령이 이 전 회장을 우리금융지주 회장 자리에 앉힌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또, 거액의 뒷돈 대가로 이 전 대통령이 성동조선 부실경영을 눈감아 주고 지원하도록 영향력을 미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2003년 설립된 성동조선은 2007년 수주 잔액이 전 세계 조선사 중에서 8위에 오를 정도로 급성장했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무너졌다. 2010년부터 최근까지 성동조선이 휘청거릴 때마다 한국수출입은행 등은 총 9조6,000억원대를 지원했지만, 현재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최근 법정관리를 받게 됐다.

한편, 전날 이 전 대통령을 불러 이날 새벽까지 21시간가량 조사한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두고 검토에 들어갔다. 이날 오후 이 전 대통령 수사를 총괄하는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은 문무일 검찰총장을 만나 수사 상황을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는 이 전 대통령 소환 조사에 대해 “검찰 자체 판단과 자체 수사결과에 맡기겠다”며 “청와대가 (검찰 판단에) 개입할 여지도 없고 개입하지도 않겠다는 게 문재인 대통령 생각”이라고 밝혔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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