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식(왼쪽) 코레일 사장과 김상균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이 15일 대전 동구 철도 공동사옥 회의실에서 철도산업 발전을 위한 상호 협력체계 구축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양해각서(MOU)에 서명하고 있다. 대전=연합뉴스
상호 협력체계 구축 MOU 체결
부채 문제로 통합은 쉽지 않을 듯
국토부 “소비자 평가 기준 마련”

한국철도공사(코레일)과 한국철도시설공단(이하 철도공단)이 상호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2004년 철도청에서 분리된 뒤 그 동안 반목해 온 두 기관이 손을 잡은 것이어서 코레일과 철도시설공단, 나아가 수서고속철도(SRT) 운영사인 SR의 통합 논의가 다시 본격화할 지 주목된다.

코레일과 철도공단은 15일 대전 철도공동사옥에서 철도산업 발전을 위한 상호 협력체계 구축과 관련된 MOU를 체결했다. MOU에 따라 두 기관은 부기관장급 대표회의와 철도건설ㆍ운영ㆍ유지 보수 등 전문분야 실무협의를 활성화한다. 또 협력관 합동근무 등 인사교류도 시행하고, 해외 철도사업 공동 진출을 위한 논의도 이어가기로 했다. 김상균 철도공단 이사장은 이날 “공단의 제1 고객은 코레일”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8일 오영식 코레일 사장이 “철도공단은 코레일의 가장 중요한 파트너”라고 언급한 데 대한 화답이다.

대외적으로는 화해하는 듯한 모양새를 취했지만 두 기관은 통합 여부에 대해 여전히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 오 사장은 “집주인과 세입자나 마찬가지인 두 기관의 통합 문제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며 “지금처럼 분리된 상태에선 35조원에 달하는 양 기관 통합 부채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철도공단은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공단 핵심 관계자는 “두 기관이 앙금을 풀고 협력을 시작하자는 게 MOU의 핵심일 뿐”이라며 “우린 아직 통합을 전제하지 않고 있다”고 못박았다.

업계에선 철도공단이 통합을 꺼리는 것은 SR 때문이란 분석도 내놓고 있다. 실제로 철도공단은 20조원에 가까운 부채로 매년 관련 이자를 내는 것도 힘들었지만, SR이 철로 사용료를 납부하면서 지난 해 처음으로 흑자 전환했다.

코레일과 SR의 통합 논란도 다시 고조되는 모양새다. 코레일은 SR의 등장으로 코레일의 적자폭이 커져 벽지 노선 운영이 어려워지는 등 철도 공공성에 문제가 생기고 있고 SR 고객들의 환승 불편도 크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통합 시 요금 인하도 가능하다는 게 코레일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SR 관계자는 “방만한 경영을 하던 코레일이 SR의 등장으로 경영 정상화의 길로 가기 시작했다”며 “SR가 생기면서 남부 수도권과 서울 동북부 주민들의 철도 이용권이 확대되는 등 공공성도 확대됐다”고 반박했다.

코레일-SR 통합의 키를 쥐고 있는 국토부는 우선 통합 여부 평가를 위한 기준을 만드는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맹성규 국토부 2차관은 최근 “서비스개선ㆍ안전ㆍ요금 등 소비자가 공감할 수 있는 다양한 평가 기준을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이러한 기준이 정해지면 연내에 종합적으로 판단해 통합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안에 결론을 내려면 내달부터는 연구 용역 등 정부 차원의 논의가 본격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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