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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자금 1년 새 70조원 증가… 금리 인상ㆍ부동산 규제 탓 관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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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자금 1년 새 70조원 증가… 금리 인상ㆍ부동산 규제 탓 관망

입력
2018.03.15 04:40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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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잔액 1133조원 넘어

달러 등 외화 예금 비중 높아

“고수익 투자처 기다리는 듯”

언제든 현금화가 가능한 단기 부동(浮動)자금이 1년새 70조원 이상 늘어났다. 금리 인상, 증시 변동성 심화, 부동산 규제 강화 등 수익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 중첩되며 부동 자금이 갈 길을 잃은 채 관망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지난 1월 말 단기 부동자금 잔액은 1,133조4,00억원으로 집계됐다. 현금 또는 손실 가능성이 적으면서 단기간(6개월) 내 현금화가 가능한 예금 및 투자상품 잔액을 합산한 액수로, 1년 전(1,063조원)과 비교할 때 73조1,000억원 증가한 규모다. 시중금리 상승 추세에 따라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1년 전 대비 잔액 28조9,000억원 증가), 요구불예금(14조3,000억원), 만기 6개월 미만 정기예금(14조1,000억원)에 몰린 단기자금이 많았다.

만기 2년 이내 안전투자 상품까지 포함한 통화량(M2)도 같은 기간 2,401조5,000억원에서 2,554조8,000억원으로 153조원 이상 늘었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4%대에서 조금씩 증가하던 통화량 증가율(전년동기 대비)은 지난 1월 5.5%로 급등했다. 신속한 현금화를 선호하는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자금 부동화의 주요인은 상승기로 접어든 금리가 우선 꼽힌다. 오인석 국민은행 WM투자자문부 팀장은 “미국 금리인상 가속화로 국내 금리도 따라 오를 것이란 전망이 높다”며 “시중금리가 오르면 채권을 비롯한 장기투자 수익률은 떨어지게 마련이라 투자자는 만기가 짧은 상품을 선호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자산가 사이에서 단기채 펀드나 머니마켓펀드(MMF), 회전식 정기예금(금리가 수시 변동되는 상품)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고재필 하나은행 클럽1 PB센터지점 팀장은 “단기 부동자금 중 상당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달러화를 비롯한 외화예금”이라며 “국내 금리가 주요국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낮고 달러화 강세 전망도 높아지다 보니 ‘원화로 투자해서는 수익률을 올릴 수 없다’는 회의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시중자금을 대거 끌어들였던 증시가 올 들어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것도 투자 관망세가 굳어진 배경이다. 한은의 ‘2월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주식형펀드에서 9,225억원, 채권형펀드에서 5,645억원의 자금이 이탈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상당 규모는 예금이나 안전 투자상품을 피난처로 삼을 가능성이 높다.

정부의 본격적인 부동산 규제 강화도 또 다른 요인이다. 지난해까지 부동산 매매가 활발히 이뤄지면서 시중자금은 급속히 불어났는데 금융시장에 이어 부동산 시장마저 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돈이 갈 길을 잃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강현철 NH투자증권 투자전략부장은 “국내외 경기 자체는 나쁘지 않은 상황인 만큼 시중자금이 마땅한 고수익 투자처를 기다리며 대기하고 있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이훈성 기자 hs0213@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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