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개막식 이후 거의 매일 평창 패럴림픽 경기장에 ‘출석 체크’를 하고 있다. 문 대통령 대신 경기장을 찾아 우리 선수들에게 힘을 불어넣어 주고 있다. 선수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으려는 경기장 매너도 눈길을 끈다.
김 여사는 14일 강원 평창 알펜시아 바이애슬론센터를 찾아 크로스컨트리 경기에 출전한 우리 선수들을 응원했다. 문 대통령도 함께였다. 문 대통령이 직접 패럴림픽 경기장을 방문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패럴림픽 개막 전후로 대북특사, 개헌 등 여러 국정 현안이 겹치며 방문 일정이 마땅치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9일 개막 이후 닷새가 지난 14일까지 김 여사가 패럴림픽 경기장을 동분서주한 덕에 문 대통령의 공백은 전혀 느낄 수 없었다는 평가다. 김 여사는 9일 평창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개회식에 문 대통령과 함께 참석한 뒤 12, 14일을 제외한 나머지 일정을 모두 홀로 소화했다.
김 여사는 10일 남자 바이애슬론 경기가 열린 평창 알펜시아 바이애슬론센터를 찾아 신의현 선수를 응원했고, 11일에는 강릉 아이스하키 센터를 찾아 대한민국과 체코의 혼성 예선 B조 경기를 지켜봤다. 13일에는 강릉컬링센터를 방문해 컬링 혼성 국가대표 선수들을 응원했다. 특히 김 여사는 이날 컬링 경기장에 들어서던 중 관중들이 자신을 알아보고 함성을 보내자 집게손가락을 입술에 갖다 대는 ‘쉿’ 자세를 취하는 매너를 선보였다. 경기중인 선수들에게 영향을 끼칠까 봐 걱정한 것이다.
김 여사가 이처럼 패럴림픽 경기장을 빠짐 없이 찾고 있는 이유는 앞선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다. 김 여사는 9일 패럴림픽 개막식 참석에 앞서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을 통해 “패럴림픽 기간 가능하면 우리나라 선수가 출전하는 모든 경기를 참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배우 신현준은 12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인스타그램에 김 여사와 아이스하키 경기장에서 촬영한 사진을 올리고 “VIP부스가 아닌 일반석에서 (김 여사가) 우리 모두와 함께 태극기를 흔들었다”며 “패럴림픽에 출전한 모든 선수에게, 그리고 만나는 사람 모두에게 진심을 다하는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는 글을 남겼다.
양원모 기자 ingodzo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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