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4일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했다. 한국과 미국의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협의를 “약탈 협상”이라고 비난하면서다. 북미 정상회담에 앞서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의도라는 관측이 나온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약탈자의 흉계가 깔린 방위비분담금 협상’이라는 제목의 정세 해설 기사에서 “미국이 남조선과 벌려 놓은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 체결을 위한 협상은 남조선 안보를 구실로 미제침략군을 영구히 주둔시키며 더 많은 인민들의 혈세를 강탈해낼 오만한 지배자의 흉심과 날강도적인 본성이 그대로 비낀 약탈협상”이라고 비난했다.
신문은 이어 “미국이 ‘안보 무임승차’론을 거들며 저들의 군사적 강점비용을 최대한 들씌우려고 발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미국이 미제침략군 유지를 위한 방위비분담금을 요구하는 것 자체가 말도 되지 않는다”며 “남조선 인민들이 바라는 것은 조선반도 평화와 안전을 위태롭게 하는 불청객인 미제침략군의 무조건적인 철수”라고 주장했다.
북미 정상회담이 가시화한 9일 이후 대미 비난을 자제해온 북한이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고 나온 배경에는 회담 전 협상력 제고 목적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무조건 비난하지 않고 ‘남조선 인민’을 근거로 내세운 것은 남북관계를 북미대화 지렛대로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신문은 “남조선ㆍ미국관계가 그 무슨 ‘굳건한 동맹’ 관계인 것이 아니라 남조선이 미국에 철저히 예속된 종속관계”라고 주장했다. 한편 북한은 미국이 정상회담 제의를 수락한지 6일째인 이날까지 회담 소식은 물론,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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