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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 주고 약 주는 카카오 택시… ‘웃돈 주면 즉시 배차’ 유료콜 도입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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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 주고 약 주는 카카오 택시… ‘웃돈 주면 즉시 배차’ 유료콜 도입 논란

입력
2018.03.13 14:53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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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말부터… 단거리, 야간 이용자는 환영

무료호출 택시는 잡기 더 힘들어질 듯

정주환 카카오모빌리티 대표가 13일 서울 소공동 더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2018 카카오모빌리티 미디어데이’에서 상반기 내 도입되는 카카오 택시 기사 포인트 제도를 설명하고 있다. 이 포인트는 승차거부 없이 호출 수락 등 좋은 서비스를 제공한 기사들에게 지급되며 기사들은 현금으로 출금할 수 있다. 카카오 제공
정주환 카카오모빌리티 대표가 13일 서울 소공동 더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2018 카카오모빌리티 미디어데이’에서 상반기 내 도입되는 카카오 택시 기사 포인트 제도를 설명하고 있다. 이 포인트는 승차거부 없이 호출 수락 등 좋은 서비스를 제공한 기사들에게 지급되며 기사들은 현금으로 출금할 수 있다. 카카오 제공

서울 노원구 월계동에 사는 카카오택시 이용자 왕모(32)씨는 최근 광화문에서 회식 후 새벽 2시까지 택시를 잡지 못했다. 앱으로 목적지를 확인한 기사들이 호출을 수락하지 않았기 때문. 왕씨는 “카카오택시가 생긴 뒤 길에 빈 차가 여럿 보이는데 문도 못 열어보고 승차 거부당한다”고 토로했다.

카카오택시 서비스가 일반화하면서 단거리 이용자나 빈 택시로 돌아나올 가능성이 높은 지역 거주자들 사이에 택시 잡기가 어려워졌다는 불만이 크게 늘고 있다. 자신들이 만든 서비스가 주원인인 이런 불만을 해결하기 위해 카카오가 내놓은 해결책이 ‘유료화’여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정주환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는 13일 서울 소공동 더플라자호텔에서 ‘미디어데이’를 열고 이르면 이달 말부터 카카오택시에 유료 기능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무료 카카오 호출로 택시가 잡히지 않을 경우 승객이 웃돈을 내면 빨리 연결해주는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문제의 원인을 제공한 카카오가 그 문제를 해결해준다며 추가 이익 거두려는 것이다.

카카오모빌리티 통합 플랫폼 카카오T에 새로 들어갈 택시 호출 기능은 ‘우선 호출’과 ‘즉시 배차’다. 둘 다 유료 서비스로 아직 요금은 정해지지 않았다. 우선 호출은 호출을 수락할 확률이 높은 기사들에게 먼저 호출을 보내주는 기능이다. 기존에는 이용자와 가까운 곳에 있는 기사들에게 일괄적으로 보낸다. 정주환 대표는 “서울 택시 기사가 하루에 카카오로부터 받는 호출 요청은 약 1,000건이고 이 중 20건 내외를 수락한다”며 “기사마다 교통량, 시간대 등에 따라 선호하는 호출이 다른데 이를 인공지능으로 분석해 수락률이 높은 기사에 우선 요청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시 배차를 이용하면 인근 빈 택시가 바로 배차된다. 승차 거부 없이 무조건 탈 수 있다. 정 대표는 “훨씬 강력한 서비스라 콜택시를 부를 때 드는 요금보다는 높게 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무료 호출 방식도 그대로 유지된다.

그런데 국토교통부는 택시 기사가 미터기 요금 외 추가 요금을 요구하거나 받는 걸 금지하고 있다. 2015년 SK플래닛 ‘T맵 택시’가 최대 5,000원의 웃돈 기능을 넣었다가 불법 논란으로 기능을 삭제하기도 했다. 서울시 기준 주간 1,000원ㆍ야간 2,000원인 택시 콜비도 기사가 아닌 콜택시 회사가 가져가는 돈이다.

카카오는 이런 위법논란을 피하기 위해 새 서비스는 카카오T 플랫폼 이용 수수료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 웃돈 중 일부가 택시 기사들에게 포인트로 지급된다. 배분 비율은 정해지지 않았다. 포인트가 쌓이면 기사는 현금으로 출금할 수 있다. 결국은 기사에게 추가 수익이 생기기 때문에 기사들은 기존 무료 호출 대신 유료 서비스로 승객을 태우려 무료 호출 이용자를 외면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서울시가 아니라 카카오가 택시 요금을 올리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정 대표는 “운행이력 건수 별점 등 다양한 요소에 따라 포인트가 적립된다”며 “무료 호출도 충분한 인센티브가 되도록 설계할 것이며, 출시 후 생기는 이슈들도 계속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카카오모빌리티는 출퇴근 시간에 한해 카풀 서비스를 추가하고 일본 등 해외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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