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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 달라진 한반도 게임판… “남북정상회담 지렛대로 북ㆍ미 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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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 달라진 한반도 게임판… “남북정상회담 지렛대로 북ㆍ미 견인”

입력
2018.03.13 04:4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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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ㆍ북ㆍ미 정상이 큰 가닥 잡는

‘톱 다운’ 성격으로 협상방식 전환

청와대 “누구도 해본 적 없는 게임”

낙관론보다 일단 신중한 기조

정상회담 준비, 남북 접촉 추진

외교부도 미국과 후속협의에 속도

일본 NHK가 9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북미정상회담을 제안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수용 의사를 밝혔다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발표를 속보로 전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일본 NHK가 9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북미정상회담을 제안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수용 의사를 밝혔다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발표를 속보로 전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지난해 9월 북한의 6차 핵실험 직후 안보전문가그룹과 정치권에선 “북한이 동북아 안보 지형을 뒤흔드는 ‘게임 체인저(game changer)’가 됐다”는 평가가 쏟아졌다. 핵무기 소형화ㆍ수소탄 실험 성공 주장과 미국 본토에 도달한다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까지 일련의 도발로 북한이 한반도 운명의 키를 쥐는 것 아니냐는 우려였다. 이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사상 최대 대북제재, 미국 3개 항모전단 한반도 집결 등 그 어느 때보다 긴장이 고조됐다. 한국 정부는 위기 해소를 위해 백방으로 뛰어야 했다.

이번엔 반대 상황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특별사절단 방북 후 4월 남북 정상회담, 5월 북미 정상회담 등이 추진되며 한반도 정세가 급변하고 있다. 북한이 비핵화에 나설 경우 북미 수교 등 역사적 관계정상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 또 다른 ‘게임 체인지’다. 청와대 관계자는 12일 “말 대 말, 행동 대 행동, 하나 주고 하나 받고 이런 방식이 아니라 다른 방식이 있을 수 있다. 이건 완전히 다른 게임이다. 판이 바뀌었다”며 ‘누구도 해보지 않은 게임’이라고 현재 국면을 설명했다.

이제까지 실무진 위주 협의로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는 ‘바텀 업(bottom-up)’ 협상 방식이었다면 이제는 남ㆍ북ㆍ미 정상들이 큰 가닥을 잡고 실무협상에서 이를 보강하는 ‘탑 다운(top-down)’ 성격이 됐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목적지를 먼저 그려놓고 그 다음에 채워 넣고 하는 식이 될 것”이라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고영권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고영권기자

청와대와 외교안보당국은 일단 신중 기조로 향후 2개월 상황을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한반도 정세 판을 바꾸기 위해선 북한을 계속 견인해야 하는 만큼 남북 정상회담을 ▦한반도 비핵화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 ▦남북 공동번영의 길을 여는 지렛대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문 대통령도 이날 수석ㆍ보좌관회의에서 “우리가 두 달이라는 짧은 기간에 이루려는 것은 지금까지 세계가 성공하지 못한 대전환의 길이어서 낙관하기 어렵고 과정도 조심스럽다”며 국민의 성원과 지지를 요청했다.

정부는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정상회담 준비위원회 구성을 이번 주까지 완료하고, 다음 주부터는 본격적인 남북 접촉도 추진할 계획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략 어떻게 해보자는 초안은 나온 상태로, 주초에 인선 작업을 하고 주말쯤 첫 회의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국가안보실과 통일부, 국가정보원 등이 준비위의 주축을 이룰 전망이다.

미국과의 후속 협의도 속도를 내고 있다. 14일 북핵 6자회담 한국 수석대표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15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미국을 방문해 북한 비핵화 로드맵 등을 논의하게 된다.

동시에 이날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면담하는 등 한반도 주변 주요 국가들이 향후 남북ㆍ북미관계 개선 과정에서 협조할 수 있도록 사전 정지 작업도 이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설득보다는 주로 설명을 하는 자리”라며 “각 국 정상의 반응을 보고 돌아오면 우리가 다시 다음 수와 전략을 고려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상원 기자 orn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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