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공개한 2013~17년 5년간 세계 무기 거래에서 수입국가별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낸 그래프. 사우디아라비아(10%)가 인도(12%)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SIPRI 홈페이지 캡처

미국과 유럽이 최근 5년간 중동 지역에 대한 무기 수출을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시리아ㆍ예멘 내전과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등장 등에 따른 분쟁 격화가 서방국가에게는 무기 수출 기회로 작용한 것이다.

세계 군비 동향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스웨덴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12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3~17년 중 중동 지역 무기 수입은 이전 5년(2008~12년)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났다. 과거 18%에 불과했던 전세계 무기 수입 비중에 중동이 차지하는 비율도 32%(470억달러ㆍ약 50조원)로 늘었다. 특히 미국이 수출한 무기의 거의 절반이 중동으로 향했다.

예멘 내전에서 후티 반군에 맞서 정부군을 지원해 온 사우디아라비아가 중동 무기수입 증폭을 이끌었다. 총수입이 3배 이상 늘어 전세계 무기 수입의 10%를 차지했다. 현재 사우디 최고 권력자인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가 권력을 장악하는 과정에서 적대국 이란 등에 맞서고 지역 내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막대한 돈을 쏟아 부었음을 보여준다.

그 이전 전세계 무기 수입국 21위였던 이집트가 3위로, 10위였던 아랍에미리트(UAE)가 4위로, 17위였던 이라크가 8위로 올라서는 등 다른 중동 국가도 무기 수입을 크게 늘렸다. 피터 베제만 SIPRI 수석연구원은 “중동 분쟁의 격화로 서구 유럽과 북미에서 이 지역으로 향하는 군비 수출에 반대하는 여론이 제기됐지만, 실제 거래 현황은 그와 무관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인도는 세계 무기 수입의 12%를 차지해 1위를 유지했다. 다만 러시아(62%) 외에도 미국(14.7%)과 이스라엘(11.5%) 비중이 급등했다는 점은 이전과 달랐다. SIPRI는 파키스탄에 이어 중국과의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자체 무기 생산능력이 없는 인도가 중국-파키스탄 축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이스라엘과 가까워지면서 무기 수입을 적극 활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무기 수출측면에서는 미국이 전체 수출의 34%(500억달러)로 1위를 차지했고, 러시아(22%) 프랑스(6.7%) 독일(5.8%) 중국(5.7%) 순으로 수출 비중이 높았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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