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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태 회장의 3연임 앞두고... 금융 당국-하나금융 폭로전 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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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태 회장의 3연임 앞두고... 금융 당국-하나금융 폭로전 양상

입력
2018.03.12 04:4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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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흥식 금감원장 채용비리 의혹

폐기됐다던 2013년 자료서 나와

금감원, 하나銀에 증거 요청하자

“점수 조작은 없어 보인다” 밝혀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지난해 11월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채용비리 사건과 관련해 사과 후 인사혁신에 대해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지난해 11월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채용비리 사건과 관련해 사과 후 인사혁신에 대해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5년 전 하나금융지주 사장 시절 하나은행 신입사원 채용 비리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일자 금감원이 하나은행에 관련 증거를 제출해 줄 것을 공식 요청했다. 하나은행은 뒤늦게 “최 원장이 채용과정에 개입한 적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한 발 빼는 모양새를 취했지만,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3연임을 둘러싼 금융 당국과 하나금융의 충돌은 폭로전 양상으로 확산되는 형국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11일 “최 원장 대학 동기의 아들이 하나은행에 채용된 2013년 당시 점수 조작이나 채용기준 변경 등이 있었는지 확인해달라고 하나은행에 공식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는 앞서 지난 10일 한 주간지가 최 원장이 하나금융 사장 재직 시절 대학 동기 아들을 하나은행에 추천해 합격시켰다는 의혹을 제기한 데 따른 것이다. 이 관계자는 “관련 기사에 하나은행 담당자 발언을 인용해 하나은행 자체 전수조사로 이 같은 사실을 알게 됐다고 돼 있어 진실을 가리기 위해 직접 하나은행에 관련 자료를 공개해달라고 요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원장은 대학 동기로부터 아들이 하나은행에 지원했다는 전화를 받은 뒤 은행 인사담당 임원에게 이름을 건네긴 했지만 채용 과정에 영향을 미치거나 압력을 행사하진 않았다는 입장이다. 금감원도 최 원장의 추천은 채용비리와는 거리가 멀다고 밝혔다. 최근 금감원이 금융권을 대상으로 한 채용비리 검사에서도 단순 추천자는 부정 채용 수사 대상에서 뺐다. 내부추천과 함께 점수 조작 같은 불법 행위가 뒤따른 경우에만 채용비리로 규정하고 검찰로 넘겼다는 게 금감원의 설명이다.

금감원 내부에선 오히려 하나금융이 김 회장의 3연임을 두고 갈등을 빚어 온 금융 당국 수장을 겨냥해 관련 자료를 특정 언론에 의도적으로 흘린 것 아니냐는 시각이 적잖다. 금감원 고위관계자는 “애초 금감원이 2015~2017년 3개년 공채 과정을 점검할 때 하나은행은 모든 자료가 폐기됐다고 보고해 금감원 검사역이 어렵게 찾아낸 2016년 공채 과정만 검사할 수 있었다”며 “그런데 갑자기 최 원장과 관련된 2013년 자료를 찾았다고 하니 저의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이날 오후 뒤늦게 입장을 내 놨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당시 채용담당자에게 확인해 보니 최 원장이 내부 추천을 하긴 했지만 합격 여부를 알려달라는 취지였고 채용과정에서 점수 조작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하나은행은 현재 채용비리와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고 있어 채용 정보가 기록된 컴퓨터 서버를 확인할 수 없어 당시 채용 담당자 등에게 문의한 결과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채용비리 검사를 진두지휘 해온 최 원장이 스스로 의혹에 연루됨에 따라 당국의 검사 동력이 상당 부분 무력화되는 것 아니냔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이와 함께 최 원장이 단순히 이름만 건넨 것이라고 하더라도 인사 담당자는 압박을 받을 수 밖에 없었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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