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주 35시간 근무 실험' 두달 해보니]

신세계 “제도 정착까진 시간 걸려
워라밸 통해 업무 효율 높일 것”
지난 1월 서울 성동구 신세계 이마트 성수점 계산대 앞에 변경된 영업시간을 알리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신세계는 주당 35시간 근무제도 도입 후 자정까지 영업하던 점포의 폐점시간을 오후 11시까지로 단축했다. 연합뉴스

신세계가 올해 1월부터 주 35시간 근무제도를 시행하고 있지만 그룹 내 모든 직원이 근로시간 단축의 혜택을 누리는 건 아니다. 유통업체의 특성상 매장 상황에 따라 일을 더해야 하는 경우도 생기고, 생산 공장의 경우 근로시간 변경이 아예 적용되지 않고 있다.

11일 신세계에 따르면 계열사 신세계푸드의 충북 음성 공장 근로자들은 그룹 관계사 중 유일하게 주 40시간 근무를 하고 있다. 이유는 공장 가동 시간이 바로 생산성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그룹 관계자는 “주 35시간 근무 제도는 근로 시간을 줄이더라도 생산성은 높이자는 취지”라며 “하지만 생산 공장은 근로시간 단축이 생산성 감소로 직결되기 때문에 이 제도를 적용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일부 매장 근로자도 근로 시간 단축의 혜택을 크게 받지는 못하고 있다. 일손이 부족하지 않은 매장은 유연근무 제도를 통해 하루 7시간의 근무를 적용 받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매장은 초과 근무를 해야 할 상황도 자주 발생한다.

신세계가 운영하는 기업형슈퍼마켓(SSM)인 ‘이마트에브리데이에서’ 일하는 한 근로자는 “요즘도 일손이 부족해 초과 근무를 자주 하고 있다”며 “근로시간을 단축하라는 본사 방침에 식사 시간도 줄여봤지만 상황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업무 성격에 따라 본사 직원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월초, 월말에 일이 몰리는 재무 부서나 해외 업무를 담당해 근로 시간이 불규칙한 직원들에게도 이 제도를 일괄 적용하는 것은 무리다. 홍보나 대외협력 부서 등 회사 외부 사정에 의해 업무 스케줄이 변동되는 직원들도 ‘9시 출근, 5시 퇴근’ 규칙을 항상 지키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신세계는 본사 직원의 경우 이달부터 유연근무제를 도입해 이 같은 문제를 최소화할 방침이다. 근무 시간 조절이 불가피한 직원은 부서장 승인을 미리 받을 경우 ‘8시 출근 4시 퇴근’, ‘10시 출근 6시 퇴근’ 등으로 출ㆍ퇴근 시간을 조정할 수 있다. 또 35시간 초과 근로가 예상될 경우 한달 평균 근로 시간을 기준으로 하루 근로시간을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재무부서 직원이 일감이 몰리는 월말에 초과 근로를 했을 경우 비교적 한가한 중순경에 일한만큼 근로 시간을 단축하는 식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시행 초기라 완전한 정착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본다”며 “다만 일과 삶의 균형을 통한 업무 효율 향상이라는 제도 도입 취지를 살리기 위해 앞으로도 계속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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