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전인대 3차 전체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신화통신

중국이 40년 가까이 유지해온 집단지도체제를 마감하고 1인 절대권력 체제에 들어섰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위한 강력한 리더십을 명분으로 개헌을 통해 황제급 권력자로 등극했다. 중국이 세계 최강국 도약과 권력 사유화의 갈림길에 선 셈이다.

시 주석은 11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헌법 개정을 통해 ‘시진핑 사상’을 명기하고 국가주석의 장기집권을 사실상 공식 추인함에 따라 사실상 절대권력자의 위치에 올랐다. 건국의 주역으로 종신 절대권력자로 군림했던 마오쩌둥(毛澤東) 사후 그 폐해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수십년간 11인, 9인, 7인 체제 등으로 변화하며 정착돼온 집단지도체제는 사실상 무너졌고 권력지도는 다시 마오쩌둥 시대로 회귀했다.

시 주석은 2012년 제18차 공산당대회를 계기로 당 총서기ㆍ당 중앙군사위 주석ㆍ국가주석에 오른 뒤 반(反)부패 투쟁을 명분으로 정적을 제거하면서 절대권력을 만들어왔다. 당장(黨章ㆍ당헌)에 이어 헌법에도 시진핑 사상이 삽입되고 당 총서기와 중앙군사위 주석에 이어 국가주석의 연임 제한도 철폐됨으로써 1인 체제 절대권력을 향한 제도적 기반은 완성됐다.

시 주석은 지난해 10월 19차 당대회에서 집권 1기 종료 때 후계자를 지정하는 전통을 무너뜨렸고, 권력 파트너이자 경제를 총괄하는 총리의 권한도 사실상 무력화시켰다. 새로 선임된 정치국 상무위원과 정치국원의 절대다수, 주요 지방의 당 서기가 시 주석 측근그룹인 시자쥔(習家軍)으로 채워졌다. 시 주석을 견제할 세력이 공산당에는 물론 중국 내 정치조직에선 완전히 힘을 잃게 됐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번 개헌으로 새로운 헌법기관이 된 국가감찰위원회는 시 주석 장기집권의 핵심 기구가 될 전망이다. 국가감찰위는 당원에 대한 사정 권한만 가진 중앙기율검사위원회를 넘어 국무원 등의 비(非)당원 공무원에 대한 감독권도 함께 가진 강력한 반부패 사정기구다. 공산당 당원은 물론 일반인을 상대로도 무소불위 사정권력을 행사함으로써 장기집권 방해를 제거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시 주석은 개혁개방 시기와는 달리 작금의 중국 안팎의 상황이 집단지도체제가 아닌 1인 체제로서만이 국가의 장기적 안정을 꾀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자신이 직접 개헌을 주도해오고 있다. 하지만 이는 권력의 개인화를 초래해 중국의 정치 제도 퇴보를 불러오고 더욱 경직된 사회가 될 수 있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베이징(北京) 외교가의 한 소식통은 “산적한 현안 해결에 있어 장기집권을 통한 안정적이고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할 수는 있지만 절대권력은 부패하기 마련이란 점에서 시 주석의 절대권력 체제 확립은 중국에게 기회이자 위기일 수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11일 오후 중국 제13기 1차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3차 전체회의에서 중국의 5번째 개헌안이 통과된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투표를 마치고 카메라를 보고 미소 짓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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