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주일의 온라인 뉴스 공감]

조부 따라하는 평소 버릇 때문
과거 사진 봐도 자세 늘 비슷
“계산된 전략적 행동” 해석도
북한을 방문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 특사단이 지난 5일 평양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수석특사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김정은 위원장, 서훈 국정원장, 천해성 통일부 차관, 김상균 국정원 2차장. 연합뉴스

실수일까, 계산된 행동일까.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 대북 특사단과의 기념 촬영에서 뒷짐을 진 게 외교적 결례라는 주장이 보수진영 일각에서 제기됐다. 공식 석상에선 부적절한 자세라는 게 비판의 요지인데, 오히려 김 위원장이 ‘보여주기’ 식으로 계산된 행동을 취했다는 분석이다.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의 버릇을 자연스럽게 따라 했다는 풀이도 나온다.

결례라는 주장을 제기한 건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였다. 김 전 지사는 6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 청와대가 공개한 김 위원장과 대북 특사단 기념 사진을 올리고 “모욕감을 참기 힘들다”고 썼다. 촬영자 중 유일하게 뒷짐을 진 김 위원장이 특사단을 향해 거만 떠는 것 같다는 지적이었다. 김 전 지사는 “일제 식민지 시대에도 볼 수 없었던 비참한 나라 꼴”이라며 “그래도 감지덕지하는 종북정권이 더 걱정”이라고 비판했다.

김 전 지사의 글 아래에는 7일 오후 2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린 상태다. 김 전 지사의 생각과 비슷한 의견들이 많았다. “어린 놈이 예의가 없다”, “버르장머리를 고쳐야 한다”는 식이다. 김 전 지사의 글은 페북에서 700개가 넘는 좋아요를 받고, 150회 넘게 공유되며 눈길을 끌었다.

김 전 지사의 주장은 얼마나 타당성이 있을까?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이날 “뒷짐이 특사단 무시, 홀대를 의미하는 건 아니라고 본다”며 “예전부터 김 위원장은 늘 뒷짐진 자세를 취했다”고 말했다. 평소 버릇이 습관처럼 나왔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12월 백두산에서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 김 위원장 사진을 보면 뒷짐을 진 채 활짝 웃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같은 해 3월 평북 동창리 일대에서 탄도 미사일을 발사했을 때도 비슷한 표정, 비슷한 자세였다. 김 교수는 “김일성 주석의 과거 사진 속 포즈도 대체로 뒷짐을 지고 있다”며 “김일성을 닮아가는 김정은의 모습이라 보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김일성 주석의 항일 빨치산 투쟁의 근거지이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가가 있는 것으로 선전하는 백두산을 찾았다. 2017년 12월 촬영 추정.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해 3월 평북 동창리 일대에서 탄도미사일 4발 발사 현장을 시찰하고 있다. 김정은 왼쪽은 리병철 당 중앙위 제1부부장, 오른쪽은 김락겸 전략군 사령관. 연합뉴스

오히려 김 전 위원장의 뒷짐은 대내 홍보를 고려한 계산적 행동이란 해석도 나왔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한편으론) 외교적 결례라고 볼 수 있지만 노동신문에 보여지는 게 있다”며 “국민들에게 자신이 어떤 우월적 지위에 있다는 걸 과시하는 차원에서 의도적으로 찍은 사진”이라고 분석했다. 정 위원은 특히 특사단 환담 당시 김 위원장이 부인 리설주를 대동하고, 4시간이나 대화에 임한 사실은 상당한 배려로 봐야 한다며 “김 위원장이 특사단을 격의 없이 대했는데 특정 포즈 하나로 (이렇다 저렇다) 평가하는 건 곤란하다”고 말했다.

양원모 기자 ingodzo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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