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회담 의제는

김정은 “만나면 큰 성과 낼 것”
기존방식 넘는 ‘통 큰 시도’ 시사
비핵화 사전 조치가 첫 시험대
5월 첫 정상회담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연합뉴스

5월에 열릴 최초의 북미정상회담은 상대방의 숨통을 겨냥한 칼날을 거두고 단절된 양국관계를 정상궤도로 끌어올리기 위한 통 큰 시도다. 자연히 양측은 주요 의제를 통째로 테이블에 올려놓고 포괄적으로 주고 받는 ‘원샷 딜’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얘기를 나누면 큰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제안에 트럼프 대통령이 일사천리로 수락한 것은 기존의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북미 양측의 현실 인식이 담겨 있다.

북미정상회담은 비핵화와 관계정상화의 두 축에 초점을 맞춰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김 위원장이 핵무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폐기 수순을 밟아 성의를 보인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대북제재를 단계적으로 해제하고 북한이 절실히 원하는 체제보장에 호응하는 수준에서 화답할 것으로 보인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정상회담 후 공동성명이 나온다면 북한의 확고한 비핵화 의지를 확인하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양측이 지속적으로 협의해가는 수준의 내용이 담길 것”이라며 “이와 병행해 양국관계를 정상적으로 발전시킨다는 점이 강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관계정상화 논의과정에서 상호공관 설치, 무력충돌 방지, 한미군사훈련 중단, 신뢰보장 등이 세부주제로 거론될 수 있다. 주로 북한이 원하는 사안들이다. 비핵화의 보상 방안으로는 대북 경제지원이 유력하다. 2012년 2ㆍ29합의를 통해 북한이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 발사를 유예하고 미국이 인도적ㆍ경제적 지원을 약속한 전례도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의 경제보상 방식에 대한 거부감이 크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북미정상회담에서 비핵화와 관계정상화 문제가 잘 풀릴 경우 다음 단계인 북미수교와 평화체제 문제까지 다뤄질지도 관심이다. 항구적인 한반도 평화를 보장할 확실한 해법으로 꼽히는 방안이기 때문이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는 문제는 다른 당사자인 중국도 있어 북미 정상이 합의하기 어려운 주제”라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북미수교는 몰라도 평화체제는 사안이 복잡해 기껏해야 상징적인 언급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관건은 북한의 비핵화 사전조치다. 북미 간 불신의 벽이 워낙 높아 정상회담이 실제 성과를 내려면 먼저 구체적인 행동을 통해 확신을 줘야 하는데, 한국과 미국에선 여전히 회의론이 많다. 따라서 5월까지 두 달 남은 기간 동안 실무 조율과정에서 비핵화의 첫 조치인 핵 동결과 관계정상화의 첫 관문인 경제제재 완화를 얼마나 주고 받을지가 관건이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북한이 핵 동결에 나서면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을 받는 것도 방법”이라며 “그래야 복잡한 비핵화 단계의 첫 발을 내디딜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비핵화를 놓고 북미 간 타협 가능한 지점이 불분명하다는 시각도 있다. 조동준 서울대 교수는 “이미 보유한 핵을 그대로 두고서 핵사찰을 하는 것은 별로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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