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2018 평창패럴림픽 노르딕스키 훈련이 펼쳐진 강원 평창바이애슬론 센터. 북한 선수단복을 입은 무리들 사이로 한 앳된 소년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짙은 눈썹에 까까머리, 까만 선글라스를 끼고 있는 그 소년은 자신의 몸보다 훨씬 큰 듯한 선수단복을 입고 진지한 표정으로 훈련을 바라봤다. 북한의 노르딕스키 꿈나무 김동영(9)이다.
지난 7일 김문철 조선장애자보호연맹 중앙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한 북한 선수단과 대표단 24명이 경의선 육로를 통해 방남 했는데, 왼쪽 가슴팍에 인공기를 달고 대표단의 손을 꼭 잡고 입경하는 김동영의 앳된 모습에 취재진의 관심이 쏠렸다.
2009년생인 김동영은 이번 대회 ‘참관인 선수’ 자격으로 참가했다. 패럴림픽 경기에 참가하지 않고 경기만 관전한다. 북한은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로부터 와일드카드(특별출전권)를 얻어 노르딕스키 김정현(18)과 마유철(27)이 출전한다. 북한은 그러면서 김동영을 포함한 4명의 참관인 선수를 함께 파견했다.
김동영은 마유철, 김정현과 마찬가지로 하지장애 선수다. 무릎 아래가 없어 의족을 하고 있다. 정확한 사유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김동영은 마유철과 김정현처럼 노르딕스키 선수로 국제대회에 참가하는 게 꿈이라고 한다.
김동영은 전날 오전 강원 평창선수촌에서 열린 북한 선수단 입촌식과 같은 날 오후 평창 바이애슬론센터에서 열린 공식 훈련 때에도 선글라스를 낀 채 북한 선수단과 동행했다. 마유철과 김정현이 코스 적응 훈련을 하는 동안 눈밭에서 웃고 장난치며 겨울 축제 분위기를 한껏 만끽했다.
북한은 2012년 런던하계패럴림픽과 2016년 리우하계패럴림픽에 선수단을 파견한 바 있지만 동계패럴림픽 참가는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은 이번을 계기로 장애인 선수들의 동계 스포츠 참여 확대를 꾀하고 있다. 비록 직접 경기에 나서지는 못하지만, 김동영의 이번 대회 참가는 노르딕 스키 꿈나무에서 북한 동계 장애인 스포츠의 미래로 성장할 중요한 밑거름이 될 전망이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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