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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길원 목사 “종교계 성폭력, 이제는 공론화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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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길원 목사 “종교계 성폭력, 이제는 공론화하자”

입력
2018.03.07 16:15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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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피해여성 치유상담센터를 여는 송길원(왼쪽) 목사와 김향숙 교수. 조태성 기자
성폭력 피해여성 치유상담센터를 여는 송길원(왼쪽) 목사와 김향숙 교수. 조태성 기자

“아직 교계 내부에 저항감이 있지만, 이제 우리 개신교계도 성폭력 문제를 공론화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가정사역단체 하이패밀리를 이끌고 있는 송길원(61) 목사가 경기 양평군의 복합기독교문화공간 W스토리에 ‘성폭력 피해여성 치유상담센터’를 여는 목적이다

7일 만난 송 목사는 최근 ‘#미투(Me Too)’ 운동을 보면 착잡하다. 20여년 전부터 교계 성폭행 문제를 알게 모르게 다뤄왔다. 그가 절감한 건 고질적인 문제라는 점이다.

교회 내 성폭행은 직무상 상하관계 정도가 아니라 목사의 신적 권위에서 시작된다. 목사는 하나님을 사랑하듯 목사를 사랑하라고 가르치고, 신도들은 목사를 고발하면 벌 받는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흔하다. 성폭행인 게 뻔한데 ‘목사님의 특별한 선택, 특별한 사랑을 받았다’고 믿는 경우도 있다. 동시에 ‘처벌’과 ‘용서’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교회는 일종의 공동체이기 때문에 충격은 가중된다. 피해자뿐 아니다. 가해자의 가족도 마찬가지다. 비난을 감내해내야 할 뿐 아니라 믿고 따랐던 남편이자 아버지에 대한 배신감, 분노, 충격에 시달린다.

그렇기에 이번에 문을 여는 치유상담센터는 박상원 샘병원장 등 의사, 홍선기 변호사 등 법률가의 의료ㆍ법률 지원 못지 않게 치유에 초점을 둔다. 특히 ‘신체치유’ 기법이 도입된다. 마침 송 목사의 부인 김향숙 명지대 교수가 이 분야를 연구했다. 성폭행 피해자는 자신의 몸이 더럽혀졌다는 충격 때문에 온 몸이 극도로 긴장하는 신체적 피해도 입는다. 김 교수는 “심리 상담으로 마음도 치유해야겠지만 호흡, 명상, 이완 등을 통해 몸까지 함께 풀어줘야 상처 입은 자신의 몸을 다시 긍정할 수 있고 그래야 회복 또 빨리 진행된다”면서 “온 가족의 참여와 협조가 있으면 더더욱 좋다”고 말했다. 아쉽게도 센터 이용은 유료다. 송 목사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려니 어쩔 수 없다”면서 “뜻에 공감하는 이들의 후원을 통해 문턱을 더 낮출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글ㆍ사진=조태성 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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