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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보드 위의 댄서’ 에이미 퍼디, 평창 온다

입력
2018.03.07 16:17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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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장애인 스노보드 선수 에이미 퍼디가 훈련장에서 자세를 취하고 있다. 에이미 퍼디 트위터 캡처
미국 장애인 스노보드 선수 에이미 퍼디가 훈련장에서 자세를 취하고 있다. 에이미 퍼디 트위터 캡처

2016 리우 하계패럴림픽 개막식에서 로봇과 함께 삼바 춤을 췄던 미국 장애인 스노보드 선수 에이미 퍼디(39)가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에 출전한다. 동메달을 거머쥐었던 2014 소치 동계패럴림픽에 이어 두 번째 패럴림픽 출전이다.

그는 리우에서 개막식 공연을 마친 뒤 “의족을 신으면 스노보드를 탈 때 발이 시리지 않다”는 말을 남겨 긍정의 힘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댄서, 배우, 광고 모델 등 다양한 방면에서 활동하며 전 세계 장애인들의 롤모델이 됐다.

지금은 쾌활하지만 그도 처음부터 장애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인 건 아니었다. 퍼디는 열아홉 살 때 생존 확률 2%의 세균성 수막염을 앓았다. 병마와 싸우면서 비장, 신장, 왼쪽 귀의 청력을 잃었다. 가까스로 살아났지만, 두 다리 무릎 아래를 절단해야 했다. 갑자기 찾아온 변화에 잠에 빠져 살기도 했다. 그는 자서전 '스노보드 위의 댄서'에 자신이 마치 조각조각 이어 붙인 누더기 인형이 된 기분이었다고 썼다.

하지만 어느 날 문득 떠올린 “내 삶이 한 권의 책이라면 어떤 이야기를 담을까?”라는 질문이 그의 삶을 바꿔놓았다. 물음의 답을 찾기 위한 변화였다. 장애를 얻기 전 스노보드가 좋아 솔트레이크시티로 이사까지 했던 퍼디는 다시 스노보드를 잡았다. 의족 제작자와 상의한 끝에 스노보드 전용 의족도 만들었다.

스노보드를 다시 타기 시작하면서 다양한 활동도 시작했다. 2005년엔 신체장애인들이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길 수 있도록 후원하는 단체 '어댑티브 액션 스포츠(AAS)'를 만들었다. 퍼디는 장애가 있는 젊은이들이 자신처럼 스포츠를 통해 용기를 얻길 원했다.

2015년엔 미국 ABC 방송의 댄스 경연 프로그램 ‘댄싱 위드 더 스타’에도 출연했다. 춤을 추기 힘들 것이란 편견을 이겨내고 보란 듯이 결승까지 살아남았다. 매회 놀라운 춤 실력에 수백만에 달하는 사람들이 퍼디의 트위터를 찾아 응원 글을 남겼다. 가수 마돈나 뮤직비디오에 출연하고 패션쇼 모델로 무대에 서며 활동의 폭도 넓혀갔다.

다른 활동과 부상 때문에 최근 대회에 거의 출전하지 않았던 퍼디는 지난해 눈밭으로 돌아왔다. 복귀전에서 동메달을 획득하며 실력이 녹슬지 않았다는 것도 증명했다. 강원 정선에서 열린 세계장애인스노보드 월드컵에서는 3위에 올랐다.

퍼디는 세계 최고의 스노보드 선수지만 패럴림픽에서 중요한 것은 성적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패럴림픽에서 메달 획득보다 더 중요한 건, 몸이 불편한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는 것"이라고 밝힌 그는 평창에서 전 세계를 향해 다시 한 번 긍정의 이야기를 쓸 계획이다.

박순엽 인턴기자

미국 장애인 스노보드 선수 에이미 퍼디가 2017년 3월 10일 강원 정선 알파인경기장에서 열린 2017 세계장애인스노보드월드컵 경기를 마친 후 환하게 웃고 있다. 연합뉴스=정선
미국 장애인 스노보드 선수 에이미 퍼디가 2017년 3월 10일 강원 정선 알파인경기장에서 열린 2017 세계장애인스노보드월드컵 경기를 마친 후 환하게 웃고 있다. 연합뉴스=정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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