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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ㆍ미국 소통’ 힘 세진 NSC, 힘 빠진 외교ㆍ안보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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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ㆍ미국 소통’ 힘 세진 NSC, 힘 빠진 외교ㆍ안보라인

입력
2018.03.07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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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대북문제 전면 나서

조명균 대북특사단서 빠지고

강경화 방미 설명때 안 갈 듯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수석 특별사절로 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별사절단이 5일 오후 북한을 방문하기 위해 서울공항에 도착해 특별기로 향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서훈 국가정보원장, 수석특사인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천해성 통일부 차관. 고영권 기자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수석 특별사절로 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별사절단이 5일 오후 북한을 방문하기 위해 서울공항에 도착해 특별기로 향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서훈 국가정보원장, 수석특사인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천해성 통일부 차관. 고영권 기자

대북특사단 파견 등 북한을 둘러싼 정세가 급박하게 진행되고 있는 와중에 외교ㆍ통일ㆍ국방부 등 정부 외교안보 주무부처가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청와대가 전면에서 미국과 북한 문제를 조율하면서 빚어진 상황이다. 해당 부처들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차원의 조율이 이뤄지고 있다는 입장이다.

북한 관련 주무부처인 통일부 관계자는 6일 “(북한과)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 어떤 부처에서 해야 하는 사안이 아니고 NSC 차원에서 전체적으로 조율돼서 역할 분담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달 25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의 1시간여 ‘평창 비공개 회동’에 주무부서 장관인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참석하지 않았다. 조 장관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포함된 이번 특사단에도 빠졌으며, 천해성 차관을 보내는 것으로 대신했다. 남북대화 국면을 맞았는데도 통일부의 역할이 약해진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외교부도 한발 뒤로 물러서 있는 상태다. 대북특사단이 8~9일쯤 미국을 방문할 예정인 가운데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7~10일 베트남ㆍ싱가포르 방문이 예정돼 있다. 대북특사단이 먼저 미국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상황을 조율할 경우 기존에 예정돼 있던 강 장관 미국행의 의미는 퇴색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외교부 관계자는 “대화 국면을 맞아 주변국과의 조율을 준비하는 등 외교부는 기존의 역할에 충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장 4월로 다가온 한미연합훈련에 대해 북한과 긴밀하게 조율을 해야 하는 국방부 인력도 이번 대북특사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지난 1월 남북 고위급 회담에서 합의된 남북 군사회담도 진척이 없는 상태다.

일각에서는 NSC의 역할이 지나치게 강조돼 상대적으로 부처의 역할이 줄어든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국가안전보장회의법에 따르면 NSC는 대통령 직속 자문기관으로 외교ㆍ통일ㆍ국방부 장관 및 국정원장 등이 참여해 각자의 입장을 맞추는 조율 기구다. 조율 기능이 부각되면 부처의 자율적 판단은 약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북미 사이의 살얼음판을 걷는 정부가 NSC의 조율 기능을 강화하는 바람에 상대적으로 부처의 역할이 줄어들었다는 해석이다. 김준형 한동대 국제정치학과 교수는 “정세가 엄중하다 보니 NSC가 사실상 콘트롤 타워가 되고 있다”며 “민감한 현 정세에는 어쩔 수 없겠지만,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으로 장기적으로는 부처들의 조율 기능으로 되돌아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재현 기자 remake@hankookilbo.com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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