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평창패럴림픽 장애인알파인스키 여자 시각장애 부문에 참가 중인 양재림(뒤쪽) 선수와 그의 가이드러너 고운소리(앞쪽)가 슬로프를 내려 오고 있다. 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두 사람이지만 경기 중에는 한 몸이 되고, 개인이 따로 뛰지만 하나의 팀이기도 하다.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에 출전하는 시각장애인 선수와 가이드러너가 그런 관계다.

패럴림픽 6개 종목 가운데 시각장애인 선수들이 참가하는 종목은 알파인스키와 바이애슬론, 크로스컨트리스키 등 3개 종목이다. 시각장애인 선수는 앞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함께 달리며 길을 안내해 줄 가이드가 필요하다. 패럴림픽 경기에만 있는 이 특별한 선수가 바로 가이드러너다. 줄여서 ‘가이드’라고도 한다.

가이드러너는 시각장애인 선수의 눈 역할을 한다. 선수와 함께 코스를 활주하며 무선 블루투스를 이용해 코스의 상태나 게이트 위치 등을 알려준다.

대한민국 대표팀은 평창 패럴림픽에 3명의 시각장애 선수와 3명의 가이드 러너를 파견했다. 양재림(고운소리ㆍ알파인), 황민규(유재형ㆍ알파인), 최보규(김현우ㆍ노르딕)가 바로 그들이다. 알파인스키 종목은 부상 위험 때문에 시각장애 등급에 관계없이 가이드러너를 꼭 동반해야 한다.

가이드러너 역시 국제장애인올림픽위원회(IPC) 규정을 엄격히 지켜야 한다. 가이드 러너는 ‘G’(가이드) 마크가 새겨진 밝은 주황색 옷을 입고 선수보다 항상 앞쪽에서 주행하면서 모든 기문을 통과한다. 다만, 결승선 만큼은 선수가 먼저 통과해야 한다. 가이드러너가 먼저 결승선을 끊으면 실격이다. 또 가이드러너는 경기 중 특정 지역을 제외하고는 선수와 접촉할 수 없다. 그러므로 출발 직후 무선 이어폰과 마이크로폰을 통해 서로 음성 정보를 교환한다. 시각장애 선수가 흐릿한 시각에만 의존해 가이드를 따라가는 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가이드는 스키 코스의 상태와 게이트 위치, 적절한 주행 속도 등을 수시로 알려준다.

가이드러너는 선수 기록을 단축해주는 역할도 한다. 바이애슬론이나 크로스컨트리스키 장거리 종목의 경우, 선수가 경기 중 체력의 한계점에 다다르는 경우가 있는데 그때 선수의 힘과 용기를 북돋우며 경기를 풀어간다. 일부 가이드러너는 출발 전 선수가 소개될 때 유쾌한 퍼포먼스로 관중들의 호응을 이끌어내기도 한다.

가이드러너는 선수와 함께 뛰는 것은 물론, 다양한 정보를 수시로 제공해야 하기 때문에 선수보다 더 많은 체력과 운동 능력이 필요하다. 실제로 대부분의 가이드러너는 운동선수 출신이다. 선수 시절 이루지 못한 올림픽 메달의 꿈을 가이드러너로 이루기도 한다.

경기나 훈련이 없을 때도 자주 만나 식사를 하거나 차를 마시며 많은 대화를 나눈다. 시각장애 스키는 선수 개인 기량도 중요하지만 가이드러너와의 호흡과 신뢰가 더욱 중요하기 때문이다. 외국의 경우, 선수 가족이 가이드러너로 뛰는 경우도 있다.

재미있는 점은 선수가 메달을 획득하면 가이드러너도 함께 메달을 받는다는 점이다. 선수를 소개할 때도 선수이름 옆에 가이드러너의 이름을 함께 표기한다.

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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