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財)야의 고수를 찾아서]

<1> 김원철 골드앤모어 대표
2500만원으로 시작 20채 보유
노하우 엮어 경제 베스트셀러로
“전셋값 오를 만한 곳에 집 사고
보증금 오르면 차액을 투자
갭투자와는 출발부터 다른 방식”
김원철 골드앤모어 대표가 본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신상순 선임기자

“집값 조정 신호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내년부턴 호황기가 끝나고 본격적인 조정기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 조정의 깊이는 누구도 알 수 없다. 매매차익을 기대하는 투자는 물론 대출 받아 내 집 마련을 고민 중인 실수요자도 시기를 미루는 게 바람직하다.”

투자컨설팅회사 골드앤모어의 김원철(50) 대표는 지난달 26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부동산 투자자들에게 ‘고수’로 통한다. 김 대표가 자신만의 부동산 투자법을 정리해 2007년 내놓은 ‘부동산 투자의 정석’은 절판된 후 중고책이 웃돈에 거래될 정도다. 2016년 같은 제목의 신간은 경제부문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사실 그는 1997년 MBC 방송작가 공채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나 작가 일은 적성에 맞지 않았다. 그 때 부동산 부자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이를 책으로 엮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당시만 해도 인터넷이 널리 보급되진 않아 부동산 부자들을 만나는 게 쉽지 않았다. 무작정 규모가 큰 부동산중개사무소를 찾아갔다. 그렇게 복덕방을 들락거리면서 인터뷰도 하고 현장 이야기를 듣다 보니 부동산 시장에 흥미가 생겼다.

김 대표는 작가 일을 그만두고 4년 여간 중개업소 현장에서 내공을 쌓았다. 6개월여마다 해당 지역의 복덕방을 통해 어느 정도 공부가 끝나면 다른 곳의 중개업소로 옮겨 아파트ㆍ빌라ㆍ재건축ㆍ오피스텔ㆍ상가ㆍ토지 등 부동산 전 분야를 익혔다.

2004년부턴 실전에 들어갔다. 최초의 투자금은 2,500만원이었다. 그는 저평가된 지역과 물건에 집중했다. 처음엔 빌라만 찾았고 그 중에서도 압류가 많이 걸려 싸게 나온 매물을 사 들였다. 김 대표는 “당시 종잣돈이 충분치 않은 상황에선 딱 맞는 물건이었다”고 말했다. 2억원짜리 빌라를 사는데 들어간 실제 비용은 1,000만원 정도였다. 집값의 절반 수준인 기존 근저당 대출은 승계를 받고 나머지 채권자에게 돌려줘야 할 대출은 전세를 놔 해결했다. 빌라를 싸게 사는 대신 권리관계를 해결하는 데는 최장 반 년이 걸렸다.

그는 “당시 빌라가 저평가 돼 워낙 싸기도 했지만 서울에선 기존 재건축 만으론 아파트 공급이 한계가 있어 결국 대규모 재개발 사업이 뒤따를 수 밖에 없다고 봤는데 예상이 적중했다”고 말했다. 서울시 뉴타운 개발 발표에 맞물려 빌라 값은 꾸준히 뛰었다. 한강 조망에 대한 선호가 커지며 합정동과 용산 인근 부동산도 매입했다. 저가 빌라와 미분양 분양권을 주로 공략했다. 이렇게 주택 수는 3년 만에 10채로 불었다. 물론 승승장구만 한 건 아니다. 김 대표는 “수익률을 쫓아 리스크 높은 부동산에 투자했다 전 재산을 잃기도 했다”며 “회복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고 털어놨다. 2,500만원으로 시작한 부동산 투자는 어느 새 20채로 늘어났다. 산전수전 다 겪은 그에게 부동산 투자의 정석과 지난해 급등 후 전망이 엇갈리고 있는 집값에 대해 물었다. 다음은 일문입답.

-부동산 투자는 여전히 유효한가.

“이런 의문은 1990년 1기 신도시가 입주할 때부터 나왔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2000년까진 ‘집 사면 바보’라는 말도 많았다. 2008년 부동산 신화가 무너지며 똑같은 얘기가 돌았다. 그러나 2014년부터 부동산 가격은 서서히 올랐다. 해당 부동산이 투자 가치가 있는지 깊이 고민해 보지도 않고 ‘부동산은 끝났어’라고 치부하면 결국 기회를 잃는 것이다. 30년이 지나도 투자처로서 부동산의 가치는 변하지 않을 것이다.”

-부동산 폭락을 경험한 일본을 따라갈 것이란 전망도 있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일본과 유사한 부분이 많긴 하다. 그러나 우린 일본과 기질 자체가 다르다. 일본 부동산 거품의 주도 세력은 기업이었다. 폭락이 왔을 때 정부가 쓸 수 있는 카드가 별로 없었다. 우리는 주도 세력이 개인이다. 일본처럼 긴 장기호황이란 것도 없었다. 굳이 일본식 장기불황을 붙인다면 우린 이미 2008년 이후 6년간의 침체기를 겪었다.“

-2018년은 집을 사도 되는 때인가.

“부동산 투자에도 때가 있다. ▦불황기가 3년 이상 지나고 ▦미분양 사상 최대 ▦분양물량 사상 최저 ▦전세가율 최고치 근접 ▦정부의 활성화 대책 등이 등장하면 머지않아 경기가 돌아설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그런데 지금 상황은 정반대다.”

-평소 투자 1순위로 재건축을 꼽았는데.

“정부 정책을 우습게 보면 안 된다. 언론에선 ‘노무현 정부 시즌2’라며 마치 조롱하듯 말하는데 시기의 문제일 뿐 결국 정부 정책이 시장을 지배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미 상당한 거품이 낀 재건축 투자는 상당히 주의해야 한다. 사실 정부 대책 이후 오히려 재건축에 투자자 몰리는 시장을 보고 놀랐다. 재건축은 최소 10년이 걸리는 사업이란 점을 기억해야 한다.”

-그럼 부동산 투자는 어떻게 해야 하나.

“부동산 투자의 핵심은 전세라는 지렛대를 이용하는 것이다. 전셋값이 오를 만한 부동산을 골라 2년 후 인상된 전셋값으로 재투자해 부동산 자산을 늘리는 식이다. 전세를 활용하면 대출과 달리 이자가 안 나간다. 더구나 불황 땐 사람들이 집을 안 사고 전세로 몰리니 보증금이 올라 (집주인 입장에선) 오히려 현금이 들어온다. 매매차익을 기대하고 전세를 끼고 투자하는 갭투자와는 출발부터 다른 개념이다. 다만 지금은 전셋값이 오를 만한 부동산을 찾는 게 상당히 어려울 만큼 시장이 과열기다. 조정기가 지났을 때 기회를 놓치는 일이 없도록 지금부터 현금을 모으는 게 현명하다. 위기가 오면 보통사람과 부자가 될 사람은 확 구분이 된다. 보통사람은 위기 때문에 더 힘들어졌다고 생각하지만 부자가 될 사람은 기회를 잡는다. 좋은 물건을 싼값에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불황 이후 주목해야 할 지역은 어디라고 보나.

“역시 서울 강남, 송파 지역이다. 강동구도 유망하다. 경기권에선 용인 수지, 동천동 일대에서도 기회를 찾을 수 있다고 본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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