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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사단, 김정은과 4시간 12분 동안 ‘비핵화ㆍ남북정상회담’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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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사단, 김정은과 4시간 12분 동안 ‘비핵화ㆍ남북정상회담’ 논의

입력
2018.03.06 04:4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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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계적 핵폐기 협상안 등 다룬 듯

文대통령 친서 김정은에 전달

만찬, 접견은 평양 노동당사에서 진행

남측 인사 노동당사 처음 방문

접견엔 김여정, 만찬엔 리설주 배석 눈길

정의용ㆍ서훈, 이르면 이번 주 방미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5일 북한을 방문 중인 정의용 수석 대북특사를 만나 반갑게 인사하고 있다. 북측에서는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등이 배석했다. 왼쪽은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5일 북한을 방문 중인 정의용 수석 대북특사를 만나 반갑게 인사하고 있다. 북측에서는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등이 배석했다. 왼쪽은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수석특사로 하는 대북특별사절단이 5일 평양에 도착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접견 및 만찬을 4시간 12분 동안 가졌다. 이 자리에서는 비핵화 북미대화와 남북 현안 관련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보이며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도 전달됐다. 6일 귀환하는 대북특사단이 방북 성과를 가져올 경우 미국, 중국 등과 추가 협의를 거쳐 북핵 해법이 새 국면을 맞게 될 전망이다.

정 수석특사 등 대북특사단은 이날 오후 1시 50분 대통령 전용기 공군 2호기 편으로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을 출발, 오후 2시 50분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한 뒤 6시부터 평양에서 김정은 위원장을 접견하고 만찬을 함께 했다. 만찬에는 남측에서 정 수석특사를 비롯해 특사인 서훈 국가정보원장, 천해성 통일부 차관, 김상균 국정원 2차장,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등 5명의 특사단 전원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는 문 대통령의 비핵화 방법론인 단계적 핵폐기 협상안과 북미대화 필요성, 남북교류 확대 방안 등이 주로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이 남측 당국자를 만난 것은 2011년 집권 후 처음이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6일 오전 기자회견에서 김 위원장 접견과 만찬은 조선노동당 본관 진달래관에서 오후 6시부터 4시간 12분 동안 이뤄졌다고 밝혔다. 남측 인사의 노동당사 본관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접견에는 김정은 위원장 외에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배석했고, 만찬에는 북측에서 세 사람 외에 김 위원장 부인인 리설주와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맹경일 당 통일전선부 부부장, 김창선 서기실장도 함께 했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북한 매체들도 대북특사단의 김정은 위원장 접견 만찬 사실을 6일 오전 일제히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동지께서 3월 5일 평양에 온 남조선 대통령의 특사대표단 성원들을 접견하시었다"라며 "최고영도자(김정은) 동지께서는 남측 특사로부터 수뇌 상봉과 관련한 문재인 대통령의 뜻을 전해 들으시고 의견을 교환하시었으며 만족한 합의를 보시었다"고 밝혔다. 이어 "최고영도자 동지께서는 해당 부문에서 이와 관련한 실무적 조치들을 속히 취할 데 대한 강령적인 지시를 주시었다"고 보도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수뇌 상봉이 남북정상회담 관련 협의냐’는 질문에 “그와 관련된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3차 남북정상회담도 논의됐다는 의미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수석특사로 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특별사절단이 5일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평양행 특별기 탑승에 앞서 인사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서훈 국가정보원장, 정의용 실장,천해성 통일부 차관, 김상균 국정원 2차장. 고영권기자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수석특사로 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특별사절단이 5일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평양행 특별기 탑승에 앞서 인사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서훈 국가정보원장, 정의용 실장,천해성 통일부 차관, 김상균 국정원 2차장. 고영권기자

조선중앙통신은 또 "최고영도자 동지께서는 남측 특사대표단 일행과 북남관계를 적극적으로 개선시키고 조선반도(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보장하는 데서 나서는 문제들에 대하여 허심탄회한 담화를 나누시었다"며 “최고영도자 동지께서는 또한 조선반도의 첨예한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북과 남 사이의 다방면적인 대화와 접촉, 협력과 교류를 활성화해 나가기 위한 문제들에 대해서도 심도있는 의견을 나누시었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북한 매체 보도에선 비핵화 문제나 북미대화 등에 대한 내용은 없었다. 조선중앙통신은 또 이날 접견에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를 직접 전달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대북특사단은 6일 오전 후속회담을 갖고 오후에 남측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앞서 정 수석특사는 평양 출발 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반도의 비핵화와 진정하고 항구적인 평화를 만들어나가고자 하는 문 대통령의 확고한 뜻과 의지를 분명하게 (북측에)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조성된 남북 간의 대화와 관계 개선의 흐름을 살리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수석특사는 또 “(한반도 평화를 위해) 긴요한 남과 북의 대화는 물론, 북한이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와의 다양한 대화를 이어나가기 위한 방안들에 대해서도 심도 있게 협의하고자 한다”며 “이번 방문은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북측에서 특사와 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한 데 대한 답방 형식”이라고 설명했다.

특사단이 이날 순안공항에 도착하자 북한의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맹경일 노동당 통일전선부 부부장이 맞이했고, 숙소인 고방산초대소에도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마중 나오는 등 환대했다.

정 수석특사와 서훈 원장은 6일 귀환 후 이르면 이번 주 내로 미국을 방문, 방북 결과를 설명하고 북미대화를 중재할 예정이다. 대북특사 방북은 2007년 8월 김만복 전 국가정보원장 이후 10년 7개월 만이다.

특사 방북에 대한 북미의 반응은 엇갈렸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새벽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특사로 하는 남조선 대통령의 특사대표단이 곧 평양을 방문하게 된다”고 보도했고, 평양 도착 직후에도 관련 내용을 전하는 등 환영 분위기였다.

반면 미국 국무부는 대북특사 파견에 대해 “미국과 한국은 남북(관계) 진척이 비핵화의 진전과 반드시 함께 이뤄지도록 최대의 압박작전을 통해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며 “우리는 한반도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한 비핵화는 타협이 가능하지 않다는 우리의 입장을 강조하고자 북한에 기꺼이 관여(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상원 기자 ornot@hankookilbo.com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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