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루미늄 캔 단가 올라 업계 불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 플로리다 웨스트팜 비치에 도착해 손을 흔들고 있다. 플로리다=로이터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이 터뜨린 관세 폭탄으로, 미국 맥주 가격이 덩달아 폭탄을 맞게 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산업과 노동자들을 보호하겠다며 발표한 수입산 철강 알루미늄 고율 관세 부과에 따른 미국 내부의 후폭풍이 거세다. ‘산업의 쌀’로 불릴 만큼 철강과 알루미늄이 주요 산업전반에서 원재료로 사용되는 만큼 생각지도 않은 곳에서 제품가격 인상이나 일자리 축소 등의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철강 산업 재건에 집착한 나머지 다른 산업 분야의 피해는 고려하지 않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며, 빈대 잡으려다 초가 삼간 태우는 격이라는 얘기다.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철강 알루미늄 관세 폭탄의 유탄을 맞게 되는 분야는 생각보다 광범위하다. 자동차나 항공, 가전제품뿐 아니라 음료 및 통조림 용기 등 식자재 등까지 전반에 퍼져 있다.

당장 알루미늄 캔을 주로 사용하는 미국 맥주 업계가 들고 일어났다. 몰슨쿠어스 인터내셔널, 엔호이저 부시 등 미국의 주요 맥주업체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 부과 조치 재고를 요청했다. 알루미늄 캔 제조 단가가 상승하면 소비자들에게 판매하는 제품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고, 미국 국내는 물론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알루미늄 캔은 비단 맥주 업체에만 국한된 문제도 아니다. WSJ는 “음료 캔, 참치 캔 등 식음료품 제조업체들도 알루미늄 포장용기에 부과하는 관세 면제를 요청 중”이라고 보도했다. 세계 최대 식음료 금속포장재 생산업체인 볼 코퍼레이션의 존 해이스 최고경영자(CEO)는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는 것은 불확실성”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단행할 고관세 부과 조치가 어떻게 이행될지 모른다”고 말했다.

관세 폭탄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대대적으로 추진하는 사회 인프라 건설 계획도 부메랑을 맞게 될 것이란 경고도 나오고 있다. WSJ는 “도로, 교량, 공항 및 병원시설 등을 개축하는 방법으로 경제 활성화와 신규 일자리 창출을 약속한 인프라 투자 방안과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 부과 조치는 양립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인프라 투자에서 철강ㆍ알루미늄 등은 원가 비중은 높은 핵심 원자재인데, 이 가격이 높아지면 한정된 예산으로 효율적 투자가 이뤄질 수 없다는 것이다.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에너지 산업의 타격을 우려했다. 당장 송유관에 사용되는 철강 제품 중 상당 부분은 모두 수입산인데, 여기에 관세를 매기면 에너지 업체들의 비용 부담이 커지고 결국 시중 휘발유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하는 철강 산업 일자리 창출 효과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반박도 나온다. WSJ는 오스트리아의 첨단 푀스트알피네 철강공장이 공장 자동화로 인력을 축소한 사례를 인용, “철강 산업에서 일자리 창출을 이루겠다는 것은 허상”이라고 꼬집었다.

미국 내부의 반발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 그는 트위터에 “거의 모든 무역 거래에서 우리가 지고 있다”며 “우리의 철강과 알루미늄 산업은 죽었다. 미안하나 이제 변화할 시간이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며 관세 부과를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확인했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인기 기사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