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들이 3일 박선욱 간호사 추모집회에 참석해 나이팅게일 선서문을 읽고 있다. 강진구 기자

서울 송파구의 한 대형병원에서 일하다 15일 투신해 숨진 박선욱(27) 간호사를 추모하는 집회가 3일 열렸다.

간호사 모임인 간호사연대는 이날 오후 6시부터 종로구에서 추모 집회를 가졌다. 이들은 간호사 인력 및 근무 환경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재발 방지 대책을 세울 것을 요구했다. 집회에는 간호사 및 간호학과 학생 포함해 주최측 추산 300명이 참석했다.

박 간호사 유족은 입장문을 통해 “왜 멀쩡히 웃으며 병원에 들어간 우리 아이가 싸늘한 주검이 돼서 돌아오게 만들었는가”라며 “진짜 이상한 것은 선욱이가 아니라 멀쩡했던 아이가 자살까지 결심하게 만든 병원”이라고 말했다. 또 병원의 내부감사결과보고서를 유가족에게 공개하고 철저한 재발방지대책을 요구했다. 이를 듣던 일부 간호사들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유족은 또한 박 간호사에 대한 억측을 자제해달라고 부탁했다. 유족은 별도의 입장문을 통해 “병원은 박 간호사가 의료 실수에 대한 죄책감 때문에 자살했으며, 평소 예민한 아이였다고 주장한다”며 “하지만 주치의가 당시 실수는 사소한 것이었다고 말했으며, 가족들 앞에서 노래 부르며 춤을 출 정도로 성격도 밝은 아이였다”고 밝혔다. ‘태움(직장 내 폭력)’은 없었다는 병원 주장에 대해서는 “할 말은 많지만 이곳에서는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집회에 참석한 현정희 의료연대본부장은 “박 간호사가 숨진 지 보름이 넘었으나 누구도 책임지려 하지 않는다”며 “제2의 박 간호사가 나타나지 않도록 모두 함께해야 한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집회에 참석한 간호사들은 주최 측에서 나눠준 촛불을 들고 나이팅게일 선서를 했으며, 박 간호사 추모곡을 함께 불렀다.

박 간호사는 15일 오전 송파구의 한 아파트에서 투신해 숨을 거뒀다. 이후 박 간호사가 태움에 못 이겨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주장이 일면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됐다. 경찰은 병원 내 실제로 태움이 있었는지를 수사하고 있다.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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