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지갑'서 ‘후원금 1위’된 박주민 의원

작년 모금 동영상 공개로 대박
30만원 이상 후원자 1% 불과
“정치 그만하라던 어머니마저
‘더 열심히 하라’ 격려하셨죠”
[저작권 한국일보] 지난해 국회의원 후원금 모금액 1위를 기록한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8일 국회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누가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거지갑(甲)’이라 했나. 정치후원금 액수만 놓고 보면 박 의원은 20대 국회의원 중 가장 부자다. 27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발표한 ‘2017년 국회의원후원회 후원금 모금 현황’에 따르면 그는 모금한도 3억원을 훌쩍 넘긴 3억4,858만원을 기록해 1위를 차지했다.

지난달 28일 인터뷰를 위해 만난 박 의원은 상당히 피곤한 모습이었다. 의안 심사를 위해 법제사법위원회의장과 본회의장을 오가며 짬을 냈다는 박 의원은 후원금 1위를 차지한 소감을 묻자 “생각도 못했다”며 “정말 감사하다. 의정 활동을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어 “십시일반으로 모아준 후원금이라 더욱 뜻 깊다”며 “‘법안도 많이 발의하고 가장 성실히 일했다’, ‘세월호 변호사 시절부터 고생한 것 잘 알고 있다’는 후원자들의 댓글이 힘이 되는 동시에 더 큰 책임감을 갖게 한다”고 말했다. 실제 박 의원에겐 연간 300만원 이상 고액 후원자들은 하나도 없고 대부분 소액 후원자들이다.

지난해 박 의원에게 힘을 보태준 전체 후원자는 총 4,672명이다. 이 중 절반가량인 2,350명이 10만원 미만의 소액 후원자였고, 10만원~30만원 사이의 금액을 후원한 사람이 2,280명이었다. 30만원 이상 후원한 이들의 비율은 1%에 불과하다. 박 의원은 “세무서 관계자가 이렇게 많은 사람이 후원한 경우는 처음 봤다고 했다”며 “의원실은 덕분에 연말정산 영수증을 일일이 발급해 드리느라 애를 좀 먹었다”고 했다.

놀라운 것은 2016년에 모은 후원금(1억7,501만원)의 두 배에 달하는 액수를 42시간 만에 달성했다는 점이다. 모금한도를 금방 채우는 바람에 서둘러 계좌를 막아야 했다. 박 의원은 “그간 ‘정치 그만하고 건강을 돌보라’고 하셨던 어머니마저 많은 국민들로부터 후원 받는 모습을 보시곤 ‘더 열심히 하라’는 메시지를 보내셨다”고 말했다.

1년 전과는 격세지감이다. 박 의원은 지난해 7월 페이스북에 후원금 모금 동영상을 게재하고 “더는 견딜 수 없는 상황이라 손을 내밀게 됐다. 후원금이 많이 필요하다”고 직설적으로 털어놓았다. “돈 달라는 남자 박주민입니다”로 시작하는 7분짜리 동영상은 소위 ‘대박’이 났다. 동영상에 등장한 박 의원은 홈쇼핑 쇼호스트마냥 후원금을 어디에 쓰는지, 얼마까지 세액 공제를 받을 수 있는지를 세세하게 설명했다. 처음엔 ‘너무 없어 보이나’라고 생각했지만 반응은 놀랄 정도로 호의적이었다.

혹시 ‘18원 후원금’ 같은 안티팬들의 후원이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손사래를 쳤다. 박 의원은 “의원들 중 가장 먼저 천사 후원금을 받았을 것”이라며 “1,004원이 많았고, 1만4원을 후원해 주신 분도 많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받지 않고 돌려보냈지만 강원도에서 저금통을 들고 올라온 초등학생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이처럼 몇 천원씩 쌈짓돈을 보내준 후원자들이 많았는데 이들로부터 ‘적은 돈이라도 꼭 후원하고 싶다’는 마음이 전해졌다고 한다.

후원금의 용처는 동영상에서 설명한 대로다. 박 의원은 “다른 의원실보다 입법보조원을 많이 고용해 인건비 부담이 크다”고 했다. 매달 사무실 유지비로 1,450만원씩 들어가고 법안 발의를 위해 정책개발 토론회ㆍ간담회를 개최하고 나면 빈털터리가 된다. 박 의원은 “이제 또 돈을 모아야 하는 상황이 됐다. 보여드릴 건 다 보여드렸는데 올해는 어떻게 후원금을 모을지 걱정”이라며 웃었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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