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기간 남북대화 결과 논의
특사는 김정은 만나 비핵화 위한
북미대화 필요성 제기할 듯
문재인 대통령이 1일 밤 청와대 관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갖고 조만간 대북특사를 파견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문 대통령이 파견할 특사는 이르면 다음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평양에서 직접 만나 비핵화를 위한 북미대화 필요성을 제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밤 10시부터 30분간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했다고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서면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한미 정상 간 전화통화는 문 대통령 취임 후 11번째로, 지난달 2일 통화 후 27일 만이다.

문 대통령은 통화에서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조성된 남북관계 개선 등 한반도 문제를 논의했다고 윤 수석은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평창올림픽 기간 중 북한 특사 및 고위급 대표단 방남 결과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과 협의했다. 윤 수석은 “양국 정상은 남북대화의 모멘텀을 유지해 이를 한반도 비핵화로 이어나가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지난달 10일 특사 자격으로 청와대를 예방했던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의 답방 형식으로 조만간 대북특사를 파견하겠다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밝혔다. 대북특사 파견은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방남 시 논의했던 내용을 확인하는 차원이다.

대북특사로는 서훈 국가정보원장, 조명균 통일부 장관,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등이 거론된다. 특사 파견 시기는 평창 동계올림픽 후 한반도 정세의 분수령이 될 4월 한미 연합군사훈련 재개 결정을 앞둔 이달 초ㆍ중순이 될 가능성이 높다.

문 대통령의 대북특사 파견 설명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은 바로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한미 양 정상은 향후 진행될 남북대화의 진전에 대해서도 긴밀한 협의를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윤 수석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대북특사 파견에 반대하지 않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앞서 정부는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선 북미대화가 필수적이라 보고 북미 양측에 대화 필요성을 제기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북미대화 의사를 잇따라 밝히자 지난달 26일 “‘적절한 조건’(right condition)이 아니라면 대화는 불가능하다”고 언급한 상태다. 하지만 북한도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방남 과정을 통해 북미대화 의사는 밝히면서도 실제 미국과의 대화에는 소극적이었다.

문 대통령의 대북특사 파견 결정은 이번에 기회를 잡지 못하면 북미 갈등이 고조되며 한반도에 위기가 찾아올 것이란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어려운 작업이긴 한데 아무런 시도도 하지 않은 채 북미 양국이 마주보는 열차처럼 충돌하게 할 수는 없지 않나”라며 “저쪽(북측)이 문을 열었을 때 빨리 들어가야지 시간을 끌게 되면 모멘텀 자체를 상실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대북특사로 누구를, 언제 보낼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미 정상은 또 통화에서 평창올림픽 계기 미국 고위급 대표단 파견 문제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창올림픽이 매우 성공적이고 훌륭하게 치러지고 있는 데 대해 축하의 인사를 전했다. 문 대통령은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 및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의 파견을 포함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가 평창 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가능하게 해주었다”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고 윤 수석은 전했다.

정상원 기자 orn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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