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건비 빼가기 의혹 “정부 경영실사서 밝혀야”

수당 줄어들 때도 인건비 상승
GM 파견 임직원, 연구원 급여
한국GM 인건비에 포함돼
한국GM “세부 내역 공개 불가”
인천 부평시 한국GM 조립2공장 전경. 한국일보 자료사진

한국GM 직원 1인당 평균 연봉으로 알려진 8,700만원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GM 직원들의 고액 연봉이 회사 적자의 주요 원인으로 거론되는데, 이 수치가 고의로 부풀어졌다는 의혹이 일고 있는 것이다. 직원수가 감소하고, 생산 차 부족으로 급여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도 인건비는 급상승했기 때문이다. 노동조합 측은 “외국인 임직원, 미국 제너럴모터스(GM) 연구원 등의 급여가 포함돼 상승률을 높이고 있다”며 금융당국의 경영실사에서 밝혀져야 할 부분이라고 주장한다.

28일 한국일보가 기업정보 분석업체 한국CXO연구소에 의뢰해 제공받은 ‘한국GM 인건비 분석’자료에 따르면 한국GM 직원 1인당 인건비는 2016년 현재 8,670만원이다. 이 인건비는 한국GM이 공시한 감사보고서를 기반으로 복리후생비를 제외한 월급형태로 직원들이 받은 정기 급여와 상여금 등을 합친 총액인 1조3,898만원을 직원수로 나눈 값이다. 2011년 6,500만원이었던 인건비를 감안하면 최근 5년 동안 33.4%(2,170만원)나 급상승했다.

현대차와 한국GM 임금 비교. 한국CXO연구소 제공

퇴직급여까지 포함한 한국GM 1인당 인건비는 2016년 기준 9,780만원에 달했다. 이 기간 현대자동차 1인당 인건비(퇴직급여 포함해 9,390만원)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양사의 인건비 격차는 2011년 현대차(8,930만원)가 1,580만원 많았지만, 매년 한국GM 인건비가 급상승하며 2016년에 현대차를 앞질러 버린 것이다. 현대차는 내수시장 둔화로 인건비를 전년인 2015년(9,590만원)보다 소폭 줄였다.

한국GM 직원수 변동 추이. 한국CXO연구소 제공

문제는 이 인건비가 생산 자동차 부족으로 실제 현장 근로자 상당수 급여 총액이 줄어든 최근 3년간에도 ‘7,910만원(2014년)→8,490만원(2015년)→8,670만원(2016년)’으로 급상승했다는 점이다. 한국GM은 2011년 80만대를 판매하다 순이익이 적자로 전환한 2014년 63만대로 급감했고, 2016년 59만대까지 차 판매가 감소한 상황이다. 이 기간 직원수도 1만7,134명에서 1만6,031명으로 6.4% 줄었고 기본금 인상률은 3.3~4.2%에 불과했다. 한국GM 인건비 구성은 사실상 정기 급여 형태로 주어지는 기본급ㆍ상여금과 특근, 잔업 등 각종 수당으로 이뤄져 있어, 자동차 생산이 떨어지면 인건비도 급격히 감소하는 구조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인건비 항목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다 보니 사측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계산해 공시하기도 한다”면서 “감사보고서만으로는 근본적 오류를 찾아낼 수 없으며 한국GM의 경우 정부 실사를 통해 밝힐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국GM 노동조합은 한국GM이 지불하고 있는 미GM 소속 직원들의 인건비에서 그 원인을 찾고 있다. 카허 카젬 사장을 포함해 GM에서 파견된 외국인 임직원(ISP) 100여명에 대한 체재비, 수당 등을 포함한 비용이 1인당 20억원 안팎이어서, 인건비 급상승에 영향을 줬다는 게 노조측 주장이다.

업계에선 GM에게 매년 6,000억원 이상 보내는 연구개발투자(R&D)비에서 인건비 실체를 찾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자동차 R&D 투자의 상당부분을 인건비가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GM측 연구원 연봉이 R&D비용에 포함돼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R&D비용을 GM에 납부하고 있다는 것은, 한국GM이 GM측 연구원의 보수를 부담해왔다는 증거”라며 “GM 연구원과 GM파견 임직원들의 연봉이 GM본사 기준으로 상승한 만큼, 한국GM 인건비 총액이 높아지는 구조라면 보다 꼼꼼한 실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GM은 이런 불투명한 인건비 내역 공개를 거부한 채 직원들에게 고통분담 차원에서 인건비 삭감만 요구하고 있다. 경영실패를 근로자에게 전가하려 든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조선경기 침체로 최대 위기를 맞은 국내 대형 조선3사 최고 경영자들이 고통분담 차원에서 월급을 받지 않는 등 솔선수범해 노조를 이끈 것과 대비된다”며 “GM은 공적자금 지원 요청에 앞서 임원들이 어떻게 고통분담을 할 지와 정확한 경영상태, 미래 투자내역 등을 성실하게 공개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박관규 기자 ace@hankookilbo.com

인기 기사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제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