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 대책 없이 문자메시지로 일방적 통보

비대위 “마지막까지 차별” 비난
협력업체 수천명 대량실직 우려
한국GM 군산공장 비정규직 해고 비상대책위원회가 28일 군산시청에서 사내 비정규직 노동자 200여명의 일방적인 해고 통지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지엠(GM) 군산공장이 비정규직 근로자 200여명에게 무더기 해고 통보했다. 5월 예정된 공장 폐쇄 방침에 따라 정규직은 물론 사내 비정규직과 협력업체 직원의 연쇄 해고가 현실화하면서 비정규 노동자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이들은 아무런 보호 대책 없이 내쫓기게 돼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한국GM 군산공장 비정규직 해고 비상대책위원회는 28일 군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군산공장 폐쇄 방침에 따라 사내 비정규직 노동자 200여명이 3월 말까지 회사를 떠나라는 일방적인 통지를 받았다“고 밝혔다. 사측은 지난달 26일 오후 이들에게 ‘근로계약해지 통지’ 문자 한 통을 일괄 보냈다.

사측이 보낸 문자는 ‘한국GM 군산공장 폐쇄 결정으로 한국지엠과 도급계약이 3월 31일로 종료돼 부득이하게 4월 1일부로 근로계약을 해지한다‘는 내용이었고 이 같은 통보는 문자메시지에 첨부된 이미지로 전달됐다.

비대위는 “우리는 군산공장에 입사한 지 많게는 20년 적게는 7년 동안 정규직의 3분의 1도 미치지 못하는 급여를 받으며 열심히 일만 했다"며 "부당한 처우도 참아내고 정규직이 기피하는 공정을 도맡아 일했지만 결국 일방적인 해고라는 벽 앞에서 아무것도 할 것이 없다는 것에 회의감이 든다”고 토로했다.

비대위는 “생계 터전을 잃게 된 마당에 아무런 보호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정규직은 연봉 2∼3년치, 자녀 학자금 2년치, 차량 구입 지원비 1,000만원 등의 조건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지만 비정규직은 아무런 보상도 없이 공장이 문 닫는 마지막까지 차별을 받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한국GM은 2015년에도 군산공장의 도장과 조립 등 아웃소싱 업무를 사내 정규직으로 돌리는 인소싱(Insourcing)을 단행하면서 사내 하청업체 비정규직 근로자 1,000여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군산공장은 지난 8일부터 한시적으로 모든 공정을 중단한 상태로 전체 2,200여명의 근로자가 남아 있다. 이중 비정규직은 동양테크노를 비롯해 생산라인 2개 업체 150여명, 청소 등 용역 2개 업체 50여명 등 200여 명이 있다.

비대위는 군산공장 폐쇄와 일방적 해고 통지를 철회해 총고용을 보장하고 비정규직 희망퇴직자에 한해 생계비와 전직 프로그램을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비대위 관계자는 “비정규직 고용 대책이 절실하다”며 “일방적인 해고통지를 철회하고 정부가 나서 희망퇴직 노동자에게는 생계 대책을 세워 달라”고 요구했다.

한국GM 군산공장은 이번 해고 통보를 받은 200여명의 사내 비정규직을 시작으로 협력업체 근로자 수천명의 대량 실직이 현실화할 것으로 예상돼 다양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역 정치권도 군산공장 폐쇄 철회와 고용안정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전북도의회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공장 폐쇄 결정으로 지역 실업사태는 IMF 외환위기보다 더 심한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공장 폐쇄 철회와 근로자 고용안정 등에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호소했다.

군산=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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