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대 금품 전달에 MB 사위 관여

검찰, 이 전 회장 비공개 소환 조사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달 1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자신과 관련된 검찰의 수사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서재훈 기자

이팔성(74)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이명박(MB) 전 대통령 측에 인사청탁과 함께 거액을 건넨 정황이 포착돼 검찰이 수사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뒷돈 전달 과정에 MB 사위 이상주(48) 삼성전자 전무가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관련 혐의가 드러날 경우 이 전 대통령은 국정원 특수활동비 수수 의혹, 삼성의 다스 소송비 대납 의혹과 별도의 뇌물수수 혐의를 받게 된다.

27일 한국일보 취재 결과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송경호)는 이 전 회장이 2008년 대통령 취임 후 10여억원의 금품을 전달한 정황을 포착했다. 검찰은 이 전 회장이 건넨 돈이 금융기관장 취업 청탁 명목인 것으로 보고 구체적인 액수와 돈이 전달된 시기, 이 전 회장이 마련한 돈의 출처 등을 확인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최근 이 전 회장을 비공개 소환 조사한 뒤 지난 26일 이 전무의 자택과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고 이 전무를 불러 조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회장은 이 전 대통령 고려대 후배로 MB 서울시장 시절 서울시향 대표를 맡고, 2007년 대선캠프에서 경제 특보까지 지낸 대표적인 ‘MB맨’이다. 이 전 회장은 MB 정권이 들어선 2008년 초 한국거래소 이사장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됐지만 선출되지 못했다. 하지만 바로 몇 달 뒤인 6월 정부가 최대주주인 우리금융지주 회장 자리에 올랐다. 당시 우리금융 안팎에선 ‘MB 낙하산 논란’이 불거졌고, 취임 이후 우리금융지주와 계열사 사외이사진에 MB계 인사들이 대거 입성해 뒷말이 나오기도 했다. 어윤대 KB금융 전 회장, 김승유 전 하나금융 회장, 강만수 전 산업은행장과 함께 MB 정권 당시 ‘금융계 4대천왕’이라고 불렸으며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2013년 임기를 1년 앞두고 사퇴 압력에 물러났다.

이 전 회장과 이 전무를 상대로 조사를 마친 검찰은 관계자 진술과 확보한 자료분석을 마치는 대로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 전 회장의 입장 확인을 위해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이명박 전 대통령. 한국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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