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정국’ 두 달의 성과

급진전된 남북관계 통해
미국 설득할 기반 마련
“문재인 정부 중재 역할 중요해져”
문재인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8일 청와대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의지를 밝힌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신년사로 시작된 이른바 ‘평창 정국’이 27일 올림픽 폐회식 참석 차 방남한 북한 고위급 대표단의 귀환을 마지막으로 두 달 만에 일단락됐다. 북한의 대북제재 허물기 논란, 보수야당의 ‘평양올림픽’ 공세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북ㆍ중ㆍ미 구도에서 남ㆍ북ㆍ미로 북핵문제 주요 플레이어가 교체되는 계기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취임 뒤 북핵 해결을 위한 옵션으로 군사적 해법과 외교적 해결을 저울질하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군사 옵션이 여의치 않다는 판단이 서자 중국을 통한 대북 압박에 집중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대북 원유공급을 중단해야 하는 지점에 도달했다”는 의견을 전했고, 이런 사실을 유엔 안보리에서 공개하며 중국을 압박했다. 또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서도 연일 중국의 역할을 강조하며 ‘미→중→북’으로 이어지는 대북 압박 전략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평창올림픽은 이 같은 프레임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 평가다. 북미 간 직접 접촉은 불발됐지만, 급진전된 남북관계를 통해 미국을 설득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다. 김준형 한동대 교수는 27일 “북중관계가 악화되며 북한 의중을 알게 해줄 전달자 역할이 부재한 상황이었다”며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한국이 그 자리를 치고 들어오게 됐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대북 압박에 부담을 느껴온 중국 역시 한국의 역할을 일단 지지하고 있다”며 남ㆍ북ㆍ미 대화 구도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 교수도 “미중 사이 논의되던 북핵 이슈를 남ㆍ북ㆍ미의 테이블로 가져온 것 자체가 의미가 크다”며 “이를 다시 남ㆍ북ㆍ미ㆍ중 4자회담으로 발전시켜 나갈 수도 있다”고 했다.

다만 남북대화 국면에서 미국의 공조를 확실히 얻어내지 못한 것은 한계로 지적된다. 국책 연구기관의 한 전문가는 “지난해 북한의 전략도발이 집중되며, 미국은 이미 ‘최대의 압박’으로 노선을 정했다”며 “남북관계가 개선될 수록 한미 간 이견은 더 커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남ㆍ북ㆍ미 구도로의 재편에는 성공했으나 북미 간 중재 역할이 자칫 한미공조에서의 이탈로 비칠 수 있다는 뜻이다. 김준형 교수는 “미국도 남북대화 국면에 적절한 전략을 이제부터 찾기 시작할 것”이라며 “대북 압박을 내세웠던 미국의 자존심을 세워주며 대화 정국으로 끌어 당기는 외교적 노력이 필요한 시기”라고 지적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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