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표단 일원… 방한 기자회견

“메시지ㆍ목표 같다면 대화는 늘 도움”
남북 정상회담 ‘조건부 지지’ 뜻 시사
“폐회식서 北 김영철 접촉 계획 없어
트럼프, 대북 ‘최대 압박’ 지속할 것”
동석한 ‘대북 강경파’ 리시 美의원은
“상황 안 바뀌면 ‘거친 결정’ 불가피”
24일 강원 평창 용평 리조트 스키장 내 미국 홍보관인 '팀 USA 하우스'에서 세라 허커비 샌더스(사진 왼쪽) 미 백악관 대변인과 제임스 리시 미 상원 외교위원회 의원이 내외신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평창=사진공동취재단

세라 허커비 샌더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이 24일 북한의 태도 변화가 북미대화의 전제조건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평창동계올림픽 폐회식에서 미측이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등 북한 인사를 만날 계획이 없다는 사실도 거듭 밝혔다.

평창올림픽 폐회식 참석을 위한 미 정부 대표단의 일원으로 한국을 방문 중인 샌더스 대변인은 이날 강원 평창 용평 리조트 스키장 내 미국 홍보관인 ‘팀 USA 하우스’에서 내외신 기자들과 만나 향후 북미대화 가능성과 관련해 “우리는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약간의 움직임(some movement)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며 “그게 생산적 대화의 출발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준비가 돼 있으니 북한이 성의를 보이면 북미 대화가 성사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 가능하다.

그는 하지만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약간의 움직임을 볼 때까지는 (북한과) 많은 대화가 없을 것”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그는 “어떤 (북미) 대화도 우리가 이미 공개적으로 내놓은 메시지들로 이뤄질 것”이라며 “사적인 대화든 공적인 대화든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조건부 지지’ 의사를 시사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남북 정상들의 만남을 지지하냐’는 취지의 질문에 “대화가 늘 그렇듯 대화는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도 “(비핵화) 메시지가 같고 (비핵화) 목표가 같다면”이라고 전제했다. ‘한반도 비핵화’라는 미국의 의지가 전달될 수 있다면 지지할 수 있다는 뜻으로 읽힐 수 있다. 그 동안 백악관이 남북 정상회담 관련 언급을 자제해 왔지만, 비핵화가 북미대화의 의제가 돼야 한다는 뜻을 전하기 위한 북한과의 ‘예비 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은 최근 미 정부 차원에서 표명되기 시작했다.

아울러 그는 평창올림픽 폐회식을 계기로 김영철 부위원장을 접촉할 가능성이 있냐는 질문을 “북한 사람들과 접촉할 계획이 없다”고 일축했다. 샌더스 대변인은 트럼프 미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이 이끄는 미국 정부 대표단에 속해 23일 한국에 도착했다. 미 정부 대표단은 24일 미국 대표팀 경기를 보고 25일 폐회식에 참석한 뒤 26일 한국을 떠날 예정이다. 김영철 부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북한 대표단은 25일 방남해 폐회식에 참석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새 대북 제재와 관련해 언급한 ‘제2단계’(Phase Two) 관련 질문에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행정부가 저지른 실수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며 “그는 계속 강경할 것이고 북한에 대해 ‘최대의 압박’ 정책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핵 문제에 대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매일, 매분 지켜보며 매우 심각하게 여기는 문제”라며 “우리가 최대의 압박 정책을 밀어붙이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샌더스 대변인과 함께 기자회견에 참석한 미 상원 외교위원회 제임스 리시(공화ㆍ아이다호) 의원은 미국의 대북 무력 사용 가능성도 암시했다. 그는 “아무도 군사적 행동을 원하지 않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핵탄두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탑재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많은 옵션이 제출돼 있는 만큼 상황이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는다면 그는 어떤 거친 결정(tough decisions)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했다. 리시 의원은 최근 “(미국이) 대북 공격을 한다면 문명사상 가장 재앙적 사건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했던 대북 강경파다.

샌더스 대변인은 평창올림픽 이후 한미연합 군사훈련 재개에 관한 질문엔 “내가 그 결정에 앞서 나가기를 원하지 않는다”면서도 “(올림픽 이후) 우리는 올림픽 이전으로 돌아갈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고, 문재인 대통령과 이방카 보좌관의 전날 청와대 만찬과 관련해선 “문 대통령과 영부인이 마련해준 특별한 저녁이었다”며 “한국과의 강한 동맹을 더 강하게 만들 좋은 기회였다”고 평가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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