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개헌안 협상 창구 확대
6월 지방선거ㆍ개헌 동시 투표
당론 정한 바른미래 도와주고
민평당ㆍ정의당 의석 합치면
한국당 없어도 개헌안 발의 가능
문 대통령, 정책기획 위원들에게
국민이 공감하는 개헌안 주문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정책기획위원회 오찬간담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이 원내교섭단체 중심이던 개헌안 협상 창구를 비교섭단체로 확대하며 국회 차원의 개헌안 마련에 소극적인 자유한국당을 압박하고 나섰다. 6월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 동시 실시를 반대하는 한국당을 호헌(護憲)세력으로 고립시키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정부 개헌안을 마련 중인 정책기획위원회 위원들에게 현실적 개헌안 마련을 주문했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22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시일이 촉박한 만큼 원내교섭단체를 중심으로 개헌안 협상에 임하되, 비교섭단체의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도록 협상 창구를 넓혀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당이 국민 개헌에 빗장을 잠그고 있어 30년 만에 찾아온 개헌 시간을 소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당초 개헌 논의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 원내교섭단체 3당이 참여하는 ‘3+3+3 개헌 협의체’(3당 원내대표ㆍ원내수석부대표ㆍ헌정특위 간사) 가동을 제안했다. 그러나 한국당의 반대로 논의가 진전되지 않고 있다. 이에 목표로 했던 2월말 여야 개헌 합의안 도출이 불투명해지면서 전략 수정에 나섰다.

의석 수를 따져보면 민주당이 다른 비교섭단체들의 힘을 모을 경우 국회 차원의 개헌안 발의가 가능하다. 바른미래당이 이날 지방선거와 개헌투표 동시 실시를 당론으로 정하면서 ‘한국당 패싱’이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민주당(121석)과 바른미래당(30석), 민주평화당(14석), 정의당(6석)을 합하면 총 171석으로 개헌안 발의 정족수인 재적의원 과반(147석)을 넘는다. 개헌안에 찬성하는 한국당 의원 일부가 가세할 경우엔 개헌안 의결 정족수(196석)를 채울 가능성도 없지 않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가진 정책기획위 위원들과의 오찬에서 “국민의 뜻과 의사를 존중하고, 과정과 내용 모두에서 국민의 생각이 모아질 때 비로소 국민헌법이 된다”며 “시간은 짧지만 가급적 국민들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 국민 개헌안을 마련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 “현실적인 개헌안을 준비해 주시길 부탁한다” “우리 정치 현실을 외면할 수 없다”고도 말했다. 국회에서 타협 가능한 수준의 개헌안을 만들어 달라는 주문으로 해석됐다. 문 대통령은 여야 갈등이 첨예한 대통령제 문제 등 권력구조 개편은 미루더라도 지방분권과 기본권 향상 등 합의 가능한 부분을 먼저 투표에 붙이자고 제안해 왔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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