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특단대책’ 주문 후 기류 변화
협상 계속하지만 철수 대비도
호주선 전기차 공장 전환 성공
군산, 고용위기지역 지정키로
폐쇄가 결정된 한국GM(지엠) 군산공장 정문 입구. 한국일보 자료사진

한국GM 사태 해결을 위해 ‘정치적 거래’를 하지 않겠다는 정부의 방침에 따라, ‘호주식 해법’이 정부 내에서 유력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호주 정부는 2014년부터 GM의 철수가 시작되자 단계별로 실직자 보호조치를 취하는 한편, GM이 매각한 공장을 전기차 공장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성공적으로 진행해 현재 마무리 단계다.

20일 복수의 정부 관계자와 업계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한국GM 군산공장 폐쇄 결정에 대해 범정부 차원의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이후 관련 부처인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고용노동부 중소벤처기업부 등에서 이전과 다른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정부가 이날 군산 지역을 고용위기지역 및 산업위기대응 특별지역으로 지정키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고용노동부는 오늘 군산 지역을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하기 위한 긴급절차를 밟아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되면 고용보험을 통한 고용안정 지원 등 종합취업지원대책을 수립해 시행하게 된다. 김 대변인은 또 “산업통상자원부도 군산 지역을 산업위기대응 특별지역으로 지정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산업위기대응 특별지역으로 지정되면 지역 기업 및 소상공인에 대한 자금 보조, 융자, 출연 지원, 실직자 및 퇴직자에 대한 고용안정 지원이 이뤄진다.

한국GM에 대한 정부의 경영 실사 범위와 기간도 확대된다. 단순히 현 상태를 유지하는 방안을 도출하는 소극적 차원이 아니라, GM의 철수를 염두에 두고 지속 가능성을 찾으려는 것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산은이 GM 본사에 고금리 대출과 부품 가격 부풀리기, 연구개발비 편취 등 각종 의혹을 소명할 세부 자료를 요구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실사 범위, 제출 자료를 놓고 GM과의 충돌이 예상되며 소요기간도 최소 3개월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GM이 일방적으로 우리 정부에게 이달 말까지로 제시한 협상 시한을 염두에 두지 않는다는 의미다.

이와 함께 정부는 호주 사례의 한국 적용 가능성에 대해 구체적 검토에 착수했다. GM과 협상은 계속하더라도 공장 폐쇄 가능성까지 대비하려는 차원이다. GM의 공장 폐쇄 압력을 약화해 협상에서 우위에 서려는 의도도 있다. 호주에선 지난해 10월 GM이 자회사 GM 홀덴 공장을 폐쇄하며 완전 철수한 이후, GM의 남호주 엘리자베스 공장을 영국 철강회사 리버티하우스가 주축으로 구성된 GFG얼라이언스가 지난달 인수했다. GFG는 이 공장을 전기차 공장으로 전환하기로 했고, 호주 정부는 전기차 산업 지원 대책 검토에 착수했다.

정부 관계자는 “한국GM 사태에 대한 어떤 가이드라인도 없다”며 “그간 시나리오별로 여러 대응책을 검토하며 대비했지만, 정부 내에 더 이상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식 지원은 어렵다는 기조가 강해지고 있어 해고 위협에 놓인 근로자 보호대책 즉각 실시와 함께 GM 철수 시 생산시설 활용방안 등을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박관규 기자 ace@hankookilbo.com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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