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3조원 출자전환할 테니…”
산은 지원ㆍ세금 감면 등 요청
산은 “신규 투자 없어” 부정적
배리 앵글(왼쪽 세번째) GM 총괄 부사장 겸 해외사업부문 사장이 20일 오전 국회를 방문해 한국GM 대책 TF 위원장 등 의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배우한 기자

제너럴모터스(GM)가 한국GM이 미국 본사로부터 차입한 3조원대 빚을 주식으로 바꾸고 신차를 배정하는 대가로 한국정부는 추가 현금 출자와 세금혜택을 해 달라고 요구했다.

20일 홍영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대우차 노조 사무처장 출신)은 GM 배리 앵글 해외사업부문 사장을 만난 후 GM이 정부에 제시한 자구안을 설명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에 앞서 로이터통신은 19일(현지시간) GM이 한국GM 대출금의 대가로 한국 정부에 감세를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 13일 본보가 단독입수 보도한 ‘GM 내부문건’(13일자 14면)에 담긴 내용과 대부분 일치하는 것이다.

결국 한국GM 정상화를 위해 GM은 신규 자금 투여 없이 본사가 가진 한국GM의 빚을 출자 전환할 테니, 2대 주주인 KDB산업은행이 신규 자금을 투입하고 정부는 한국GM의 공장 일대를 외국인투자지역으로 지정해 세금 감면을 해달라는 뜻이다.

홍 위원장에 따르면 GM은 한국 공장에 대한 신차 배정 계획도 제시했다. 그는 “GM이 부평공장에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신차를 하나 배정해 2년 안에 생산하고, 창원 공장에서는 이윤이 적은 경차 스파크를 대신할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CUV)를 배정하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GM이 밝힌 향후 한국 생산량은 연간 50만대 수준으로 지난해 약 106만대(반제품 포함)의 절반 수준으로 군산공장의 폐쇄 방침은 변함이 없다.

이에 대해 산은과 정부는 “실사 전에는 어떠한 답변도 할 수 없다”는 종전의 입장을 유지했지만 내부 반응은 차갑다. 산은 관계자는 “GM의 출자전환 방안은 차입금을 자본으로 바꾼다는 것이지 추가 자금을 투입한다는 얘기가 아니기 때문에 새로운 자본 보강 계획이라고 볼 수 없다”며 “실사를 한 뒤 지원 여부를 논의할 수 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어떠한 답도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정부도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았지만 내부적으로 향후 협상에서 별 기대할 게 없다는 분위기다. 특히 GM은 한국GM에 신규 자금 투자 없이 산은만 현금으로 넣으라는 제안에 매우 부정적이다. 정부 관계자는 “GM이 갖고 온 정상화 방안에는 GM이 현금으로 얼마를 넣겠다는 식의 구체성은 전혀 없고, 계획도 불명확하다“며 “정부 내부에서는 GM의 제안에서 한국에서 사업을 계속하겠다는 진지한 의지를 전혀 확인할 수 없다는 평가가 다수”라고 말했다.

박관규 기자 ace@hankookilbo.com 강아름 기자 sara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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