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여지 개발 지연에 상권 직격탄
“60여년 안보 희생 대가가 홀대”
국비 지원 평택에 박탈감 느껴
설 명절 연휴를 하루 앞둔 지난 14일 점심시간 경기 동두천시 보산동 외국인 관광특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입에 풀칠은커녕 임대료 내기도 힘이 듭니다.” 설 명절 연휴를 하루 앞둔 지난 14일 점심시간 경기 동두천시 미군전용 보산동 관광특구에서 만난 김모(46)씨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15년째 슈퍼 등을 운영중인 그는 “10년 새 매출액이 10분의 1로 줄었다. 기대했던 미군 공여지 개발사업도 연기돼 막막하다”고 푸념했다.

이곳에서 1㎞정도 떨어진 구도심의 대표 상권인 생연동 음식문화거리 상인들 표정도 어둡기는 마찬가지였다. 횟집을 운영하는 유모(62)씨는 “IMF때와 비교해도 매출이 3분의 1로 떨어졌다”며 “희망이 없다”고 고개를 내저었다.

동두천시가 극심한 경기 침체에 시달리고 있다. 한때 1만명이 넘어 지역경제를 지탱해주던 미군이 3분1로 감축된 데다 지역개발사업과 맞물린 미군 공여지 개발도 진전을 보지 못하면서 지역경제가 곤두박질치고 있는 것이다.

동두천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는 건 캠프케이시 반환 연기가 결정적이다. 캠프케이시는 전체 1,414만8,760㎡(428만평) 중 평지가 많아 활용 가능한 면적이 508만2,500㎡(154만평)로 개발 수요가 가장 높다. 전체 6개 공여지 개발가능 면적의 66%에 달한다. 당초 2017년 반환 예정이었던 케이시는 최근 2020년으로 연기된데다 이후에도 반환시기가 불투명한 상태다.

케이시 반환이 미뤄지면서 대기업 생산기지와 외국대학 유치 등 대규모 지역발전 사업도 덩달아 무산위기에 처하게 됐다. 케이시 이전 계획지연으로 2020년까지 경제적 피해액만 3조670억원에 달한다.

미군공여지 6곳 중 반환이 완료된 3곳(짐볼스ㆍ님블ㆍ캠프캐슬(일부)도 정부지원 없이 민자 유치방식으로 추진하다 보니 캠프 캐슬(동양대) 외 2곳은 빈터로 방치돼 있다.

정부의 불평등한 지원도 주민들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지난 67년 동안 시 전체 면적(95.66㎢) 중 42%(40.63㎢)를 국가안보 명목으로 미군 공여지로 내주며 17조원의 경제적 손실을 감수했지만, 정부의 제대로 된 보상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미군지기가 새로 이전하는 평택은 평택지원특별법을 근거로 2006년부터 교육과 복지, 도로 확충 등에 18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국비가 지원되고 있어 상대적 박탈감도 크다.

미군기지 주둔에 따른 문제로 수반될 피해 보상 차원의 지원임에도 동두천만 소외를 당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기준 재정자립도(14%대)와 고용률(49.5%), 실업률(5.1%) 모두 도내 최하위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다.

고재학 동두천시 부시장은 “67년 미군 주둔과 최근 미군기지 이전 연기로 입게 된 경제적 손실 등을 산정해 이를 근거로 동두천 지원방안과 정책 대안이 마련돼야 한다”며 “동두천도 평택과 동등한 수준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

동두천시 보산동 외국인 관광특구.
지난 14일 경기 동두천시의 대표적인 구도심 상권인 생연동 음식문화거리도 한산 모습이다.
동두천시 보산동 외국인 관광특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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