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간 이어지고 있는 취업난 속에 등장한 새로운 해결책! 바로 '해외 취업'입니다. 그런데 요즘 해외 취업에 성공한 취준생들이 두 번 울고 있다고 하는데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한국일보가 들여다봤습니다.

제작 : 박지윤 기자 luce_jyun@hankookilbo.com

지난 해 2월, 최미선(26,가명)씨는 일본땅에서 직장을 얻을 생각에 한 껏 들떠 있었습니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지원하는 취업연수로 일본 IT 기업에 가게 됐어요! 고용노동부 산하 단체가 알선한 곳이니 당연히 탄탄한 회사겠거니 했죠."

하지만 막상 가서 만난 현실은 기대했던 것과는 한참 거리가 멀었습니다. "매일매일 늦은 시간까지 야근하는 건 기본이었죠. 점심시간은 고작 30분, 책상에 앉아 모니터를 보며 대충 해결해야 했어요."

심지어는 교통비조차 나오질 않아 아예 사무실에 침낭을 펴고 자기까지 했습니다. "기업 재정 상태는 망하기 일보 직전이었어요. 여기서 더 있어선 안되겠다, 싶어서 반년을 갓 넘겼을 때 허겁지겁 그만두고 나왔죠."

최악의 취업난 속 돌파구로 등장한 '해외 취업'. 청년들은 장밋빛 미래를 꿈꾸며 비행기에 몸을 싣지만, 꿈꿔왔던 것과는 사뭇 다른 현실에 발길을 돌리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습니다. "연봉은 최저임금에도 못미칠 정도로 낮죠. 일은 둘 중 하나예요. 착취에 가까울 정도로 부려먹거나 단순 반복인 허드렛일을 시키거나."

소위 '헬조선엔 답이 없다'는 자조감으로 외국행을 결심했지만, '결국엔 어디든 다를 것이 없다'는 더 큰 자조를 안고 되돌아오게 되는 것. "해외취업을 알선하는 정부도 기업들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더라고요. 단순히 취업'률'을 높이기 위한 '눈가리고 아웅'이 아닌가요?"

미선씨와 같은 경험을 한 청년들은 넘쳐납니다. "첫달 일하고 나니 하는 소리가... '일본어가 능숙하지 않으니 연봉은 80%밖에 못준다'였어요. 현지 최저임금도 안 되는 2,000만원 안팎. 알고보니 직원들을 혹사하는 블랙기업이었죠." 일본 IT 기업에 들어간 강성태(31,가명)씨

설상가상으로 회사는 중도퇴사할 시 '패널티 금액'을 물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한 달 월급에 알선비까지 더해 350만원을 내라고 하더라고요... 업계에서 소문이 나면 두번 다시 발을 들여놓지 못할까봐 패널티까지 물고 도망치듯 돌아왔어요."

현실이 기대와 달라도 지원금을 되돌려달라는 요구에 울며 겨자먹기로 잔류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해외 인턴으로 동남아에 갔었는데 1년 동안 커피 타고 쓰레기 치우는 잡무만 했어요. 시간이 너무 아까웠지만 지원금을 모두 갚으라해서 그만둘 수 없었죠" 동남아 해외 인턴 경험자 윤소영(26)씨.

결국 중개자인 정부가 거름망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탓. 산업인력공단은 '월드잡플러스'라는 해외 구인구직 사이트를 운영 중이지만 연봉,처우, 해당 기업의 재정 상태에 대한 기준은 없습니다.

오직 '취업비자 발급 여부'가 중요한 기준.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해외 취업에 성공해도 국내보다 낮은 연봉에 시달릴 수밖에 없죠." 2016년 기준 대졸 신입사원 평균 연봉, 해외취업자 2686만원, 국내취업자 3228만원.

결국엔 정부가 수치 목표에만 집착했기 때문이라는 비판이 나옵니다. "일단 앞뒤 재지 않고 취업만 시켜놓으면 다들 모르쇠로 일관하죠. 해외 청년들에 대한 외국 취업 시장이 우리가 단순히 생각하는 것처럼 우호적이진 않은데 말입니다. " 권경득 선문대 행정학과 교수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양보다 질이라고. "더 많은 청년이 해외로 나가는 것보다 중요한 건 우리 청년들이 원하는 곳에서 좋은 일자리를 찾는 겁니다. 무엇보다도 질을 높이려는 노력이 첫째가 돼야 할 것입니다" 박창규 글로벌잡센터 대표

취업난에 지친 젊은이를 두 번 울리는 '해외 취업의 덫'

이젠 더이상 '수치'에 급급할 때가 아닙니다.

기사 원문 :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제작 : 박지윤 기자 luce_jy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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