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충기 대창모터스 대표
야쿠르트 카트 제작 노하우로
내달 초소형차 ‘다니고’ 출시
유리창ㆍ에어컨 등 다 갖추고
한 번 완충하면 100㎞까지 주행
네티즌 뜨거운 관심 모으며
4월 출고분까지 600대 예약 완료
“10인승 자율주행 셔틀버스 등
틈새시장 적극 공략 나설 것”
오충기 대창모터스 대표는 "초소형 전기차 ‘다니고’를 국내에 이어 해외 시장에도 진출시키고 자율주행 전기 셔틀버스도 조만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고영권 기자

“대창모터스라고 하면 다들 갸우뚱합니다. 그러다 ‘야쿠르트 아줌마가 타는 전동카트’를 만든 회사라고 소개하면 아~ 하면서 관심을 보이죠.”

초소형 전기차를 제작하는 대창모터스의 오충기 대표는 “유명 완성차 업체에 인지도와 자본력이 밀릴 뿐 기술력만은 결코 뒤지지 않는다”며 이렇게 말했다. 국산 초소형 전기차 가운데 처음으로 도로주행 인증을 획득한 데 따른 자신감이다. 실제 3월 첫 출시 예정인 대창모터스의 초소형 전기차 ‘다니고’는 지난달 하루 반 만에 예약 판매분 100대가 완판됐고 추가 물량 200대도 하루 만에 모두 예약이 완료됐다. 4월 출고 예정인 300대도 대부분 예약을 마쳤다. 오 대표는 “지난해 매출이 60억원인데 올해는 400억원 정도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다니고는 르노삼성이 프랑스 르노 본사에서 수입해 지난해부터 판매를 시작한 ‘트위지’, 세미시스코가 중국에서 수입한 ‘D2’와 함께 현재 국내에서 구입 가능한 3종의 초소형 전기차 중 하나다. 소형차보다 작은 이 1~2인승 꼬마자동차는 아직 대중에겐 낯설지만 전기차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지난해부터 뜨거운 관심을 모아왔다. 다니고는 최고 시속 80㎞로 한번 완충에 100㎞까지 달릴 수 있어 시내 주행이나 공원, 대학교, 공항, 관광지 내 운행, 배달 업무 등에 제격이다.

다니고는 국가보조금(450만원)에 지방자치단체 보조금(200만~400만원)을 지원받으면 640만~834만원에 구입할 수 있어 부담도 적다. 오 대표는 “출입문 유리창, 에어컨, 히터, 후방카메라를 갖추고 있으며 가격도 세 모델 중 가장 저렴해 경쟁력이 높다”고 말했다. 트위지는 양쪽 출입문 상부가 개방돼 있거나 비닐창이 설치돼 있고, D2는 다니고보다 700만원 가량 더 비싸다. 오 대표는 해외 시장에 다니고의 장점을 알리며 수출 비중을 70%까지 늘려나갈 계획이다.

오충기 대표에게 전기차는 두 번째 사업 도전이다. 1990년대 중반 디스플레이 업체 ‘덱트론’을 설립해 2001년 코스닥 상장에 성공하고 1,000억원대 매출을 올리며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LCD TV를 놓고 삼성, LG와 경쟁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지분을 모두 처분한 뒤 2010년 전기차 사업에 눈을 돌려 충북 진천에 대창모터스를 설립했다. 대창모터스의 주주인 대창스틸의 문창복 회장이 오 대표를 도왔다.

오 대표는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은 전기골프카 시장부터 두드렸다. 하지만 시장 규모가 작은 데다 야마하, 그린보이(옛 산요), CT&T, 동양기전 등 기존 업체들과 경쟁해야 해서 성장성이 크지 않았다.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하던 차에 한국야쿠르트가 배달용 전동 카트 개발을 제안해왔다. 오 대표는 “경사가 심한 오르막 내리막에서도 안전하게 달릴 수 있어야 해서 가파른 경사로 유명한 부산 영도 언덕길에서 한 달간 테스트하기도 했다”며 “세상에 없던 제품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야쿠르트 카트는 대창모터스의 매출뿐만 아니라 회사 가치도 끌어올렸다. 대창모터스가 한국야쿠르트에 납품한 카트는 현재까지 누적 4,200대에 이른다.

대창모터스의 초소형 전기차 다니고. 대창모터스 제공

대창모터스는 골프카와 야쿠르트 카트를 제작한 노하우를 토대로 미국에 실버타운용 저속(최대 시속 40㎞) 전기차를 700대 수출하며 다시 한번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미국 수출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한 포스코대우의 도움을 받았다. 야쿠르트 전동 카트와 수출용 저속 전기차로 역량을 검증 받았지만, 도로주행이 가능한 초소형 전기차를 만드는 것은 또 다른 도전이었다. 국토교통부의 도로주행 인증과 환경부의 환경 인증을 받기까지 1년 반 동안 숱한 시행착오와 연구개발, 어마어마한 서류작업이 뒤따랐다. 오 대표는 “처음이라 잘 몰랐으니까 뛰어들었지 이토록 힘든 걸 알았다면 시도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웃었다. 올해 1,000대를 시작으로 2020년까지 우편배달 업무에 1만대의 초소형 전기차를 투입하기로 한 우정사업본부가 다니고를 선택하면 대창모터스는 한 단계 더 도약하게 된다.

오 대표의 다음 목표는 10인승 정도의 자율주행 셔틀버스 개발이다. 초소형 전기차처럼 대기업 완성차 업체의 핵심 사업과 거리가 있는 니치마켓(틈새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계획의 연장선이다. 내년에는 코스닥 상장도 노리고 있다. 그는 “우리의 진정한 목표는 ‘스몰 테슬라’가 되는 것”이라며 “세계 시장에 ‘작지만 좋은 전기차 회사’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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