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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때문에…” 킴 부탱에 도 넘은 분풀이 빗발

입력
2018.02.14 16:01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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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정 실격 처리로 동메달

IOC까지 “온라인 공격 자제를”

전날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500m 결승에서 최민정의 실격으로 동메달을 획득한 캐나다의 킴 부탱이 14일 강원 평창군 올림픽 메달플라자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감정이 북받친듯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흐느끼고 있다. 평창=로이터 연합뉴스
전날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500m 결승에서 최민정의 실격으로 동메달을 획득한 캐나다의 킴 부탱이 14일 강원 평창군 올림픽 메달플라자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감정이 북받친듯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흐느끼고 있다. 평창=로이터 연합뉴스

한국 네티즌들이 최민정(20)의 실격으로 쇼트트랙 여자 500m 동메달을 획득한 킴 부탱(24ㆍ캐나다)에게 도 넘은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사이버 테러’에 가까운 공격에 부탱은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모두 비공개로 전환했다.

캐나다 CBC방송 등 현지언론은 14일 “극적인 동메달을 목에 건 부탱이 한국 네티즌으로부터 협박 메시지 수천 개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비공개 전환 전까지 부탱의 SNS 계정은 “당신은 스포츠 선수도, 인간도 아니다”, “그 더러운 손 잘라버려라”, “은퇴해라” 등 한글과 영어로 된 공격적인 댓글로 도배됐다.

사태가 악화되자 캐나다올림픽위원회(COC)는 자국 선수 보호를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COC는 이날 성명을 통해 “부탱이 받은 온라인 공격과 관련해 캐나다빙상연맹, 보안인력, 캐나다 경찰과 긴밀히 협력 중”이라며 “우리에게는 선수단의 건강과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도 우려를 표시했다. 마크 아담스 IOC 대변인은 이날 “올림픽은 우호와 친선의 정신을 바탕으로 이뤄지는 경쟁”이라면서 “이런 공격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자제를 당부했다.

14일 킴 부탱의 사회관계망서비스인 인스타그램 계정이 비공개로 전환돼있다. 킴 부탱 인스타그램 캡처/2018-02-14(한국일보)
14일 킴 부탱의 사회관계망서비스인 인스타그램 계정이 비공개로 전환돼있다. 킴 부탱 인스타그램 캡처/2018-02-14(한국일보)

부탱은 전날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쇼트트랙 여자 500m 결선에서 5명 중 4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2위로 들어왔던 최민정이 실격처리 되면서 동메달리스트가 됐다. 최민정은 추월 과정에서 왼쪽 팔로 부탱의 진로를 방해했다는 판정을 받았다. 논란이 된 부분은 몸싸움 중 부탱 역시 최민정을 손으로 밀쳤다는 점이다. 심판진은 인코스인 부탱보다 아웃코스에서 반칙한 최민정의 잘못이 더 크다고 봤지만 네티즌들은 ‘최민정만 실격 처리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부탱을 겨냥한 비난 공세를 퍼부었다.

전문가들은 석연치 않은 판정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지만, 합리적으로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부탱에 대한 공격은 최민정은 물론 개최국 이미지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며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합리적인 절차를 거쳐 항의하는 게 맞다”고 지적했다. 김석호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누구에게나 온라인 상에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할 권리가 있지만 화풀이와 의견 개진을 혼동해선 안 된다”며 “올림픽은 우리가 손님을 맞이한 행사인만큼 주인 입장에서 대범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성숙한 자세를 주문했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김주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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