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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기발랄 10대 슈퍼스타’ 클로이 김은 누구?

입력
2018.02.13 17:32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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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퇴직하고 10여년 뒷바라지

두 사람 사연 美 슈퍼볼 광고 소재로

“스노보더 이후 인생 플랜B 필요” 포부도

13일 강원 평창군 휘닉스스노파크에서 열린 2018평창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에서 금메달을 따낸 미국의 클로이 김이 기자회견장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평창=연합뉴스
13일 강원 평창군 휘닉스스노파크에서 열린 2018평창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에서 금메달을 따낸 미국의 클로이 김이 기자회견장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평창=연합뉴스

10대 소녀이자 한국인 부모 밑에서 태어난 미국인. 13일 평창동계올림픽 스노보드 하프파이프에서 17세 나이로 당당히 금메달을 따낸 클로이 김을 설명하는 말이다. 미국에서는 이미 유명한 스타지만, 한국에서는 최근 들어 유명세를 얻기 시작했다. 미국 방송사 NBC는 지난해 ‘클로이 김이 평창에서 메달을 딴 뒤에는 한국에서도 김연아 같은 대스타가 될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클로이 김에게 가장 특별한 존재는 아빠다. 1982년 미국에 터를 잡은 아빠 김종진씨와 엄마 윤보란씨 사이에서 열다섯 살, 열 살 터울 언니 둘을 둔 막내로 태어난 클로이 김은 네 살이 되던 해 아빠의 손에 이끌려 처음 스노보드 위에 올랐다. “그 땐 내가 뭘 좋아하는지도 모를 나이였다”던 클로이 김은 무서운 기세로 스노보드에 재미를 붙이기 시작했다.

클로이 김이 어린 시절 스노보드를 타는 모습. 클로이 김 인스타그램 캡처
클로이 김이 어린 시절 스노보드를 타는 모습. 클로이 김 인스타그램 캡처

클로이 김이 여섯 살 때 전미 스노보드 대회에서 3위에 오르자, 김종진씨는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헌신적인’ 딸 뒷바라지를 시작했다. 2년간 스위스에서 훈련할 때는 매일 오전 4시에 일어나 딸을 데리고 산악 열차를 탔고, 미국에 돌아온 뒤엔 매주 주말 오전 1시 차량 뒷좌석에 딸을 태워 6시간 거리에 있는 맘모스 산으로 데려갔다. 클로이 김은 13일 금메달이 확정된 뒤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아이가 스노보드에 열정을 보인다고 그 아이를 따라다니는 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며 “아버지에게 특히 감사하다”고 소감을 말하기도 했다. 두 사람의 사연은 미국 방송사 NBC가 이달 초 미국프로풋볼(NFL) 슈퍼볼을 위해 만든 광고의 소재로 사용되기도 했다.

13일 강원 평창 휘닉스스노파크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경기에서 금메달을 딴 클로이 김이 부모님과 함께 이동하고 있다. 평창=연합뉴스
13일 강원 평창 휘닉스스노파크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경기에서 금메달을 딴 클로이 김이 부모님과 함께 이동하고 있다. 평창=연합뉴스

스스로를 겉은 노랗고 속은 하얀 ‘바나나’에 비유하는 클로이 김은 이민자 자녀가 으레 그렇듯 정체성과 관련한 성장통을 치렀다. 지난해 한 인터뷰에서 그는 “사람들이 항상 나에게 ‘진짜로는 어디서 왔냐’고 묻는다”면서 “나는 ‘전 미국인이에요’라고 대답하지, 절대 ‘한국인이에요’라고 먼저 대답하지는 않는다”고 털어놨다. 한국 음식과 문화에 익숙하고 한국어를 유창하게 할 수 있지만, 한국은 그에게 집보다는 경쟁이 펼쳐지는 장소에 가깝다. 그러나 부모님의 나라인 만큼, 그는 “한국에서 첫 올림픽을 치르는 건 나에게 남다른 의미”라고 말한다.

보라색으로 머리를 물들인 2016년 1월 클로이 김의 모습. 클로이 김 인스타그램 캡처
보라색으로 머리를 물들인 2016년 1월 클로이 김의 모습. 클로이 김 인스타그램 캡처

‘슈퍼 스타’ 클로이 김이지만, 평상시에는 미국의 평범한 10대 소녀와 다를 바 없다. 쇼핑과 네일아트를 좋아하고, 엄마에게 용돈을 받는 매달 1일을 제일 기다린다. 대회에서 당당히 1등을 한 뒤 부모님에게 머리 염색 허락을 받았고, 이때까지 파란색, 보라색, 빨간색 등 안 해본 색이 없을 정도다.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인앤아웃 버거’와 같은 패스트푸드. 그는 한 인터뷰에서 “집에선 한식을 자주 먹기 때문에 밖에 나가면 최대한 미국식 패스트푸드를 찾아 다닌다”고 밝히기도 했다.

클로이 김은 스노보더로서의 삶 이후도 꿈꾸고 있다. 어느 날은 수의사가 되고 싶었다가, 스포츠경영학을 배워보고 싶기도 하단다. NBC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스노보드도 내 삶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인생을 위한 플랜 B도 필요한 법”이라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눈 위에선 ‘슈퍼스타’지만, 평상시엔 맛있는 음식 먹으러 다니는 걸 즐기는 캘리포니아의 평범한 10대다. 클로이 김 인스타그램 캡처
눈 위에선 ‘슈퍼스타’지만, 평상시엔 맛있는 음식 먹으러 다니는 걸 즐기는 캘리포니아의 평범한 10대다. 클로이 김 인스타그램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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