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계약분엔 지원 자격 제한 없어
미성년자들까지 마구잡이 동원
세종시 행정중심복합도시 아파트 전경. 연합뉴스

아파트 광풍이 불고 있는 세종시에서 지난해 말 분양돼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단지 당첨자 명단에 초등생과 고교생이 포함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미계약분은 법적 자격 제한이 없는 점을 노려 어린 아이들까지 동원해 아파트를 당첨 받으려고 했기 때문이다.

13일 행정도시건설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세종시 나성동에서 한화건설 등 3개 건설사 컨소시엄이 분양한 주상복합 ‘세종리더스포레’ 미계약분 당첨자에 만 11세, 17세의 미성년자가 포함됐다.

이런 상식 밖의 일이 생긴 것은 일부 지원자들이 제도적 허점을 파고들어 ‘일단 당첨되고 보자’는 일부 지원자들의 욕심이 빚어낸 결과다.

리더스포레는 1순위 청약에서 84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1,188가구 가운데 1,114세대만 예비입주자 계약까지 이뤄져 74세대의 미계약분이 생겼다. 건설사는 인터넷으로 미계약분 입주자를 공개 모집했다.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상 예비입주자 공급 후 남은 물량은 사업주체가 방법을 정해 공급할 수 있다는 규정을 근거로 했다. 청약통장 가입 여부와 기간, 나이 등 아무 제약 없어지자 일부 지원자들은 어린 아이들까지 마구잡이로 동원했고, 결국 초등생이 당첨되는 촌극이 빚어졌다.

건설청 관계자는 “미계약분에 대해선 자격 제한을 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며 “향후 분양 아파트에 대해선 예비입주자 선정 비율을 높여 미계약분 발생을 최소화하는 등 가능한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시는 지난해 상반기까지 분양 아파트 프리미엄이 수 억 원까지 치솟는 등 청약 광풍의 대표지역으로 꼽혀 지난해 8ㆍ2대책에서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됐다.

세종=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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