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근 시인. KBS1 '역사저널 그날' 캡처

최근 저명한 원로 시인의 문단 내 성폭력 고발에 동조한 류근(사진) 시인이 술자리에서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과 관련해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는 청년들과 말다툼한 일화를 공개했다. 류 시인은 12일 페이스북에 같은 날 지인들과 술자리 중 옆자리 청년들과 설전을 벌인 사연을 공개했다.

류 시인에 따르면, 당시 청년들은 단일팀과 스웨덴의 경기를 생중계로 지켜보며 “저렇게 실력 없는 애들을 정치적 목적으로 남북 단일팀을 만들어 세계인의 웃음거리로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또 “문재인 대통령을 탄핵해야 한다”, “원래부터 빨갱이인 줄 알아봤다”는 등의 극언도 서슴지 않았다고 한다.

이에 류 시인은 청년들에게 “정치적 목적이 평화일 수 있다면 만 번인들 단일팀을 못 만들겠느냐”고 반박했다고 페북에 공개했다. 또 “우리 젊은이들이 하나의 목적으로 최선을 다해서 뭉쳐 뛴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는 것 아니냐”고도 했다고 한다. 이어 “남북 단일팀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제안으로 만들어졌고, 비록 세계적 팀들과 수준 차이가 나서 100:0으로 지는 게 어쩔 수 없다 해도 지면 좀 어떠냐”며 “저들은 지금 전 세계인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그게 스포츠의 미덕”이라고 덧붙였다.

발끈한 청년들은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지만, 다시 앉을 수밖에 없었다는 게 류 시인의 주장이다. 당시 류 시인의 일행 중엔 프로레슬링 선수 3명이 끼어있었기 때문이라고 류 시인은 해석했다. 그는 “내가 막 미쿡(미국) 믿고 까부는 아베 같았다”고 적었다.

류 시인의 글은 13일 오후 2시를 기준으로 1,200개가 넘는 ‘좋아요’를 받으며 눈길을 끌고 있다. 한 네티즌은 “너무 슬픈 이야기다. 온 나라가 한 쪽은 막 던지고, 한 쪽은 해명하고 설명하고”라며 “이러다가 올림픽 끝나면 온 국민이 병원에 가야 할 듯하다. 갈등과 왜곡이 생각보다 너무 심하다”는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류 시인은 앞서 최영미 시인이 방송에서 밝힌 원로 시인의 성폭력 전력과 관련해 6일 “소위 문단 근처라도 기웃거린 내 또래 이상 문인들 가운데 그의 기행, 비행에 대해 들어보지 못한 사람이 얼마나 되냐”는 글을 올려 화제를 모은 바 있다.

1992년 문화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류 시인은 시집 ‘어떻게 든 이별(2016)’, ‘상처적 체질(2010)’ 등을 펴냈다.

류근 시인 페이스북 캡처

양원모 기자 ingodzo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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