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트EV는 지난달 사전 계약을 시작한 지 3일만에 올해 판매량 5,000여대가 모두 판매됐다. 한국지엠 제공
테슬라 모델S는 올해부터 정부 보조금 대상 전기차로 선정됐다. 롯데렌터카 제공

전기차 구매 보조금 신청이 1일부터 시작됐다.

그런데 올해 전기차 예상 수요의 절반가량인 2만대만 보조금 대상으로 확정되면서 벌써 전기차 구매를 포기하는 운전자까지 생겨나고 있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보조금이 조기 소진되면 추가 예산 확보를 통해 늘리겠다고 밝힌 만큼, 보조금을 못 받는다고 전기차 구매을 포기하는 것은 성급한 결정이다. 특히 올해는 다양한 신차 출시 등으로 보조금 대상 전기차가 전년보다 2배가량 늘어날 정도로,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최대 2,200만원(지자체 보조금 포함)의 정부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전기차에 대해 알아봤다.

13일 환경부와 업계에 따르면 올해 보조금 대상이 된 전기차는 18종(화물ㆍ승합차 제외)이다. 르노삼성차 트위지, 대창모터스 다니고, 쎄미시스코 D2 등 시속 80㎞ 미만의 초소형 전기차도 포함되며 지난해(10개)보다 대상이 8개 늘어났다.

꿈의 전기차로 불리는 테슬라의 3개 모델(S 75Dㆍ90Dㆍ100D)도 보조금 대상으로 선정됐다. 기존에는 차종에 상관없이 일률적으로 국고보조금을 지급하던 방식에서, 올해부터 차종별로 배터리 용량, 주행거리, 10시간 충전 제한 규정 삭제 등을 고려해 차등적으로 정부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테슬라 합류로 국내 전기차 시장이 한 층 풍성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S100D 의 경우 최고속도 시속 250㎞에, 제로백(시속 100㎞까지 가속하는 시간) 4.4초, 1회 충전 주행거리 451.2km, 배터리 용량 101.5㎾h 등으로 월등한 성능을 발휘한다. 테슬라 전기차 3종류 모두 국고보조금 최대인 1,200만원과 지자체 보조금(여수시 1,100만원 등)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찻값이 9,945만~1억2,850만원에 달해 보조금을 감안하더라도, 차값이 1억원 내외여서 대중화에는 한계가 있을 전망이다.

한국GM 볼트EV의 성능도 눈여겨볼 만하다. 최고 출력 204마력ㆍ최대 토크 36.7㎏.m의 힘에, 제로백도 6.6초로 웬만한 내연기관차에 뒤지지 않는다. 특히 1회 충전으로 부산까지 운행 가능한 주행거리(383.2㎞)를 갖추고 있다. 전기차는 전기 충전소가 내연기관차의 주유소처럼 많이 않아, 구입시 가장 고려해야 할 사항이 1회 충전 시 달릴 수 있는 거리다. 한국GM 관계자는 “아쉽게도 올해 도입 물량인 5,000여대가 지난달 17일 사전계약을 시작한 지 3시간 만에 매진됐다”며 “추가 공급이 가능한지 미국 GM 측과 논의 중이다”고 말했다.

볼트EV를 대체할 전기차로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코나EV가 꼽힌다. 4월 출시 예정에 있는데, 사전예약 물량인 1만2,000대에 대한 계약이 모두 이뤄질 정도로 관심이 높다. 공간 활용성이 좋은 SUV 차체에, 고효율 시스템과 공력을 극대화한 동력성능(약 204마력), 1회 충전 주행가능 거리 약 390㎞ 등 성능 또한 볼트EV를 능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아차에서도 390km 주행이 가능한 니로EV를 하반기에 내놓을 예정이어서 SUV를 선호하는 운전자라면 주시할 필요가 있다. 당초 보조금 지급 순서에, 출고ㆍ등록순 등도 반영키로 해 코나EV 등 연초에 미출시된 전기차 구입을 희망했던 운전자는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높았다. 환경부 관계자는 “보조금 희망자가 많으면 추가경정예산 등을 통해 지원하도록 할 계획이니, 신중하게 전기차를 선택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승용차를 선호한다면 기존 전기차도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레이EV(주행가능 거리 91km)를 제외한 쏘울EV(179.6km) 아이오닉EV(191.2km) SM3 Z.E(212.7km) 등은 200km 내외로 주행가능 거리도 비슷하고, 크기도 중형급 이하로 비슷하다. 찻값도 최대 4,779만원에 이르는 볼트EV 등 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절반이 넘는 판매 비중을 차지하는 아이오닉EV I트림을 산다면 정부(1,119만원)와 지자체 보조금(최대1,100만원)을 각각 받으면 실제 1,621만원만 부담하면 된다.

그러나 전기차 구매에 앞서 고민해야 할 부분도 있다. 우선 폭락하는 전기차 중고가격이 다. SK엔카에 따르면 전기차 구입 후 판매가 가능한(보유기간 2년 이상) 2014년식 SM3 Z.E는 같은 연식의 내연기관차인 SM3 네오와 비슷한 1,000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신차 가격에서 전기차가 가솔린차의 2배 이상 높은 4,300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가격 하락폭이 상당한 셈이다. SK엔카 관계자는 “SM3 전기차는 보조금을 2,000만원 가량 받았다고 감안해도 감가율이 내연기관차보다 10%포인트 가까이 높은 50%대에 이른다”며 “전기차는 매년 성능 개선 속도가 빠른 탓에 중고값 하락폭도 크다”고 말했다.

충전 인프라 문제도 반드시 구입 전에 해결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정부는 올해 급속충전기를 지난해의 2배인 3,941기를 설치하겠다고 밝혔지만, 운전자 입장에선 여전히 부족한 게 사실이다. 충전소가 마땅치 않다면 정부 보조금(300만원)을 받아 개인용 충전기를 설치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박관규 기자 ac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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