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연합뉴스

스피드스케이팅 1,500m는 전문가들 사이에서 가장 까다로운 종목으로 통한다.

한국일보 해설위원인 김관규 평창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위원장은 “1,500m에서 좋은 기록을 내려면 500m(단거리) 선수들의 순간적인 파워, 5000m(장거리) 선수들의 스피드지구력을 동시에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빙속 괴물’ 김민석(19ㆍ성남시청)이 13일 강릉 오벌에서 열릴 평창올림픽 남자 1500m에서 깜짝 메달에 도전한다.

그는 이 종목에서 올 시즌 랭킹 11위에 올라 있다. 순위만 따지면 메달 가능성은 높지 않다. 하지만 랭킹 1위 데니스 유스코프(29ㆍ러시아)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출전 불허 결정으로 강릉 땅을 밟지 못하면서 1,500m는 절대 강자 없는 혼전 양상이다. 이 틈을 노려 김민석이 이변을 노린다.

그는 지난 해 2월 이곳에서 벌어진 평창올림픽 테스트 이벤트 겸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선수권 남자 1,500m에서 1분46초05의 기록으로 5위에 올라 세계 무대에 이름을 알렸다. 당시 동메달을 딴 ‘장거리 황제’ 스벤 크라머(32ㆍ네덜란드ㆍ1분45초50)와 불과 0.55초 차이밖에 나지 않았다. 얼마 뒤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는 남자 1,500m와 팀 추월 2관왕을 차지하며 한국 빙속의 차세대 간판으로 자리를 잡았다.

김민석은 지난 해 말 체중 때문에 어려움을 겪으며 잠시 부진했다. 몸을 가볍게 만들어 지구력을 키워 장거리에 도전하겠다는 생각에 몸무게를 7kg까지 뺐으나 결국 5,000m에서 올림픽 출전권을 따지 못했다. 대신 그는 평창에서는 1,500m와 팀 추월에 집중하기로 하고 파워를 키우기 위해 다시 체중을 늘렸다. 지난 7일 공식 훈련을 마치고 취재진과 만난 그는 “한두 달 사이 4kg 정도 찌웠다. 모래주머니를 찬 것처럼 체력적으로 조금 힘들지만 속도를 올릴 수 있다고 생각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성인 무대 데뷔전이었던 세계선수권에서 5위에 오르며 선전한 것에서 보듯 김민석은 주변 환경에 흔들리지 않는 ‘강심장’을 지녔다. 생애 첫 올림픽 출전을 앞두고도 그는 “우리나라에서 하는 대회니 이점이 더 많다. 팬들의 응원이 큰 힘이 될 것 같다”고 기대했다. 오히려 부담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살짝 웃으며 “제가 아직 뭘 몰라서 그러는 것 같기는 한데 오히려 더 자신감이 생긴다”고 다부지게 말했다. 세계선수권 때 경기장 빙질을 한 번 익혀봤다는 점도 반갑다.

김민석은 “메달권으로 분류되지 않을 때면 오기가 생긴다”며 “팀 추월도 중요하지만 개인 종목인 1,500m에서 꼭 메달을 목에 걸고 싶다”고 입술을 깨물었다.

강릉=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김민석. 갤럭시아S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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