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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 있는 평창 올림픽 ‘만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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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 있는 평창 올림픽 ‘만찬주’

입력
2018.02.1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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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 귀빈들이 초청된 국가적인 행사에서 ‘만찬주’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피로감과 긴장감을 덜어주는 동시에 다소 무겁고 서먹할 수 있는 분위기 해소에도 안성맞춤이다. 주로 행사 성격이나 초청 인사들, 지역적인 특성 등을 고려해 선택된 만찬주는 딱딱한 회담 자리에서도 자연스러운 대화까지 유도할 수 있다. 지난 9일 개막한 2018 평창동계올림픽과 관련된 각종 행사에서도 만찬주는 어김없이 등장했다.

하이트진로 제공
하이트진로 제공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에 앞서 8일 열렸던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 만찬 행사엔 하이트진로에서 수입, 판매하는 아르헨티나의 명품 레드 와인 ‘끌로 드 로스 씨에떼’(사진)가 만찬주로 나왔다. 2014년 수확한 포도를 발효시켜 만든 이 와인은 평창 동계올림픽 만찬 행사를 앞두고 IOC측의 블라인드 테스트를 통해 선정됐다. 세계적인 와인 제조 컨설턴트 겸 양조학자인 프랑스의 미셸 롤랑이 동료들과 함께 ‘꿈과 도전, 성공’을 염두에 두고 내놓은 작품이다. 제품 생산 동기가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 의미와 비슷하다는 점에서 낙점됐다는 후문이다. 유태영 하이트진로 상무는 “‘끌로 드 로스 씨에떼’ 와인은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의 개최 의미와 일맥상통한다”고 말했다. 이 와인은 현재 시중에서 1병당 10만원대 안팎으로 판매 중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영남(왼쪽)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지난 9일 강원 용평 블리스힐스테이에서 열린 올림픽 개회식 리셉션에서 건배를 하고 있다. 평창=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김영남(왼쪽)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지난 9일 강원 용평 블리스힐스테이에서 열린 올림픽 개회식 리셉션에서 건배를 하고 있다. 평창=연합뉴스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일 열린 리셉션 행사에선 전통주인 문경주조의 ‘오희’ 스파클링 막걸리가 등장했다. ‘5가지 맛(단맛, 신맛, 쓴맛, 짠맛, 매운맛 등)의 즐거움’이란 뜻의 오희는 올림픽 화합 정신의 ‘오륜’ 마크와 일맥상통한다는 상징적인 의미에서 선택된 것으로 보인다. 전통 막걸리에 비해 투명하고 강한 탄산 맛을 지닌 오희는 주재료인 쌀과 함께 부재료로 사용된 문경 오미자의 붉은 빛으로 은은한 분위기를 낸다. 오희는 지난 2017년 1월 스페인 마드리드 세계관광음식박람회의 공식 만찬주로 선정된 바 있다. 오희는 시중에선 1병당 2만원 안팎에 유통되고 있다. 한편 이 리셉션 행사엔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포함해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산정 중국 정치국 상무위원,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등이 참석했다.

한라산 제주 홈페이지 캡처
한라산 제주 홈페이지 캡처

평창 동계올림픽에 맞춰 방남한 북측 고위대표단이 참석한 지난 10일 청와대 만찬에선 한라산 소주가 주목을 끌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한라산 소주의 만찬주 선택에 대해 “북한 서민의 대표 술이 소주란 점에 착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의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일각에선 한라산 소주 선정은 이날 만찬에 참석했던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의 인연도 고려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김 제1부부장 남매의 생모인 고영희의 외가가 제주 출신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청와대 만찬에 오른 한라산 소주는 청정 제주의 밭벼에서 뽑은 증류원액과 해저 80m에서 뽑아 올린 화산암반수로 생산된다. 칼슘, 마그네슘, 나트륨, 칼륨 등 자연 미네랄 성분과 각종 성인병 예방에 효과가 있는 바나듐 성분이 포함돼 부드럽고 깨끗한 맛을 느낄 수 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한라산 소주는 현재 서울 시내 대형 유통매장에서 1병당 1,300원에 판매 중이다.

주류 업계 관계자는 “큰 행사일수록 초청된 인사들의 특성을 고려한 ‘만찬주’는 개인적인 유대감이나 친밀감 등을 높여주는 공식 메뉴로 확실하게 자리를 잡았다”고 말했다. 허재경 기자 rick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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