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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박업소 ‘바가지 역풍’에 울상…전통시장 함박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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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박업소 ‘바가지 역풍’에 울상…전통시장 함박웃음

입력
2018.02.11 17:05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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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ㆍ평창 펜션 등 주말 빈방 수두룩

바가지 논란 이미지 실추 관광객 외면

전통시장 맛집ㆍ커피거리는 문전성시

평창올림픽 개막을 기념해 강릉문화재단이 강릉 안목항 커피거리에서 개최한 '세계 겨울커피축제'에 국내외 관광객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강릉문화재단 제공
평창올림픽 개막을 기념해 강릉문화재단이 강릉 안목항 커피거리에서 개최한 '세계 겨울커피축제'에 국내외 관광객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강릉문화재단 제공

숙박업소는 울고 당일치기 관광지는 웃고.

평창 동계올림픽 첫 주말을 맞은 강원지역의 성적표다. 강릉과 평창 등 올림픽 개최지 숙박업소들이 넘쳐나는 빈방으로 울상을 지은 반면 전통시장과 맛집에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져 특수를 누렸다.

11일 강원도에 따르면 빙상과 아이스하키경기 등 인기종목이 열리는 강릉지역 숙박업소의 주말 객실 예약률은 60% 안팎이었다. 개막식이 열린 평창도 예약률이 72%에 머물러 있다. 예약이 90% 이상 완료된 호텔과 콘도와 달리 민박과 펜션의 경우 주말에도 빈방이 수두룩했다. 올림픽이 개막하면 손님들이 몰려올 것이란 기대와 달리 대규모 공실사태를 걱정해야 할 처지다. 주말을 맞아 일부 업소들이 할인에 나서기도 했지만 관광객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우려한대로 공실사태의 원인은 바가지 요금 논란 때문이다. 지난해 말 하룻밤에 요금이 최대 90만원까지 치솟는 등 ‘바가지 올림픽’ 비난이 일면서 관광객들이 등을 돌린 탓이다. 강원도 등 자치단체를 중심으로 부랴부랴 요금인하에 나섰으나 손님들의 마음이 떠난 뒤였다. 한번 망가진 이미지를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평창의 한 펜션 업주는 “대부분 업소가 비성수기 주말요금인 1박에 8만~20만원 가량을 받고 있음에도 일부의 바가지 상혼으로 전체가 바가지를 씌우는 것처럼 매도돼 예약 문의가 뜸하다”며 “설 연휴를 제외하면 올림픽 폐막까지 절반 정도 방이 비어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 10일 오후 강릉 중앙시장을 찾은 관광객들이 투호 등 전통놀이 체험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박은성 기자
지난 10일 오후 강릉 중앙시장을 찾은 관광객들이 투호 등 전통놀이 체험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박은성 기자

특히 서울에서 강릉을 1시간 50분에 연결하는 경강선 KTX열차를 이용하는 당일치기 관광객이 크게 늘면서 상황이 나아질 기미가 없다. 주말 강릉 경포대를 찾은 신모(33)씨는 “왕복 교통비 5만원이면 서울에서 강릉을 오갈 수 있는데 누가 하룻밤에 15만원을 넘게 주고 잠을 자겠느냐”고 반문했다.

숙박업소와 달리 강릉 중앙시장과 안목항 등 주요 관광지는 주말 올림픽 특수를 톡톡히 누렸다.

10~11일 중앙시장을 찾은 국내외 관광객들은 바구니에 화살을 던져 넣는 투호놀이와 팽이치기 등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주말 내내 파워 블로거 등을 통해 맛집으로 소개된 시장 내 떡갈비, 칼국수, 메밀전, 닭강정 가게에는 긴 줄이 늘어섰다. 최소 10분을 기다려야 할 정도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강릉에서 열리는 컬링경기를 보러 온 김유민(37ㆍ여)씨는 “아이들과 올림픽 게임도 보고 저렴한 가격으로 맛집을 찾아가는 오감이 만족한 여행이었다”고 즐거워했다.

지난 9일부터 ‘세계 겨울커피축제’가 열리고 있는 강릉 안목항에는 세계 23개 원두의 맛과 디저트를 즐기려는 국내외 미식가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안목항을 찾은 외국인들은 바다와 어우러진 커피거리에 큰 관심을 보였다. 호리사카 아키히로(63) 일본여행 대표는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아름다운 자연과 맛이 있는 강원도 투어 상품을 기획해 출시해 볼 생각”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이밖에 올림픽 미디어촌과 인접한 강릉 유촌택지 내 삼겹살, 치킨집과 평창 횡계로터리와 올리브상가 업소들도 몰려 드는 주문으로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강릉=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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