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장신대 졸업 오점녀 할머니
지팡이 짚고 4년 개근 모범상도
대학원 진학 식지않는 만학 열정
지난 9일 전북 완주군 한일장신대학교 대강당에서 열린 2017학년도 학위수여식에서 오점녀 할머니가 ‘한일모범상’을 받고 있다. 한일장신대 제공.

“10년만 공부하자고 생각했는데 대학 졸업장까지 받게 돼 정말 기쁘네요.”

배움의 기회를 놓쳤다가 일흔이 넘은 나이에 다시 책을 들었던 만학도 오점녀(85) 할머니가 꿈에도 그리던 대학 학사모를 머리에 썼다.

지난 9일 전북 완주군 한일장신대학교 대강당에서 열린 2017학년도 학위수여식에서 오 할머니는 지팡이를 짚고 단상에 올라 구춘서 총장으로부터 ‘한일모범상’을 받았다. 이날 최고령 졸업자인 오 할머니는 학사모와 함께 모범 학생을 격려하기 위해 올해 처음으로 제정된 이 특별상의 첫 수상자가 돼 기쁨은 더 컸다. 오 할머니는 어릴 적 궁핍한 가정 형편 때문에 보통학교(현재 초등학교)를 마치고 공부를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이후 22세의 나이에 결혼해 자녀들과 남편의 뒷바라지를 하며 살아오면서 배움의 기회는 점점 멀어져 갔다.

지난 9일 전북 완주군 한일장신대학교 대강당에서 열린 2017학년도 학위수여식에서 오점녀 할머니가 학사모를 쓰고 기뻐하고 있다. 한일장신대 제공.

오 할머니는 우연히 교육 시기를 놓친 여성들을 위한 전북도립여성중고등학교 중학교 과정에 입학해 60여년 만에 다시 교실로 향했다. 그는 이 학교에서 중^고교 과정을 마친 뒤에도 도전을 멈추지 않고 한일장신대 NGO학과에 입학했다. 함께 대학에 입학한 전북도립여성중고 동기들은 공부가 어렵거나 아프다는 이유로 모두 중도에 포기했지만, 동기 중 최고령인 오 할머니는 4년간 결석 한 번 없이 지팡이를 짚고 캠퍼스를 오갔다.

그는 타고난 성실함으로 4년 내내 좋은 성적을 거둬 장학금을 받았다. 졸업을 앞둔 지난해 12월에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수당을 모은 200만원을 학교 발전기금으로 기탁하기도 했다.

다음달 같은 대학 NGO정책대학원에 입학해 배움의 끈을 더 이어갈 예정인 오 할머니는 “계획대로 대학을 졸업하게 돼 기쁘다”며 “특별히 한 것도 없는데 학생들이나 교수님, 학교에서 많이 배려해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완주= 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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