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영 한의학 박사가 기혈의 흐름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대구 청담미한의원 제공.

대구 수성구에 사는 김현희(37·가명)씨는 불면증과 치료를 위해 병원에 다니고 있다. 그는 불안감과 수면장애 치료에 좋다는 말에 자기전 와인을 마셨다. 초기에는 효과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술을 마시지 않으면 불안하고 잠을 깊게 못 자는 등 부작용을 겪고 있다.

김선영 한의학 박사는 “자기 전 한잔 술이 혈액순환을 촉진해 숙면을 유도한다는 잘못된 인식 때문에 김씨 같은 부작용을 겪는 이들이 늘고 있다”며 “적은 양이라도 매일 마시면 간에 무리는 주는 것은 물론 알코올에 의존성과 내성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위험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불면증을 호소하는 이들이 급격히 늘고 있다. 불면증은 단순히 잠을 이루지 못하는 것을 떠나 개인마다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며 원인도 제각각이다. 불면증의 종류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뉠 수 있다. 첫 번째는 입면 장애이다. 누워서 잠들기까지 시간이 30분 이상 걸리는 증상. 두 번째는 수면유지 장애이다. 깊이 잠을 자지 못하고 중간에 깨는 일이 잦은 증상이다. 세 번째는 조기 각성이다. 충분히 수면시간이 확보되지 못하고, 2~3시간 잠을 자면 더 잠자리에 들 수 없어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운다. 이 중 3가지 형태 중에 1가지 형태로만 나타나는 경우도 있고, 여러 형태가 혼합되기도 한다.

한의학적 관점으로는 스트레스로 인한 인체 내부의 열이 안정되지 않으면서 생기는 스트레스성(신경성) 불면증, 중년 이후 여성호르몬 변화로 인해 생기는 갱년기형 불면증, 심기가 약한 이들이 오랫동안 치료를 하지 않을 경우 지속하는 증상인 심기허형 불면증, 비장의 기운이 약해 정신을 집중하지 못하고 불안감이 해소되지 않아 생기는 비기허형 불면증, 천계가 고갈되고 신장의 기능이 떨어지면서 나타나는 노인성 불면증, 음의 능력이 떨어지면서 잠을 깊이 자지 못하는 음허형 불면증으로 나눈다.

이런 증상은 모두 체내의 자율신경의 균형이 깨져서 발생한 것이기 때문에 자율신경계의 불균형을 바로 잡는 것을 우선으로 한다. 과도하게 머리로 혈액이 몰리는 것을 방지하고, 복부 장기 쪽으로 혈액이 원활하게 공급될 수 있도록 한다. 또 약침 치료, 한약재 등을 병행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구미에서 불면증 치료를 위해 한의원에 온 30대 여성은 “수면장애 때문에 습관적으로 수면제를 먹다가 부작용으로 고생했다”며 “한의원에서 기간을 두고 치료했더니 수면제를 끊고 몸이 좋아지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김선영 한의학 박사가 불면증 증상이 있는 환자에게 침을 놓고 있다. 청담미한의원 제공.

김 박사는 “불면증 때문에 수면제에 의존하게 되면 습관성으로 이어지기가 쉽고 부작용을 봉반할 수 있다”며 “불면증 증상이 오랫동안 지속될 경우 반드시 의료인을 찾아 원인을 규명하고 치료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말했다.

김민규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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