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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성호텔 컨벤션센터 주자창 건립 약속 물건너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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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성호텔 컨벤션센터 주자창 건립 약속 물건너 갔다

입력
2018.02.09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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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측 관광공연장으로 승인받은 후 나이트클럽으로 변경 추진

수성구청 재량권 총동원 건물 일부사용승인 예정…비난 봇물

지난달 초, 막바지 호텔수성 컨벤션센터 증축공사가 한창인 대구 수성구 두산동 수성못 인근 호텔수성 앞. 용도 부적합 판정으로 외벽에 걸린 나이트클럽 간판은 철거됐다. 윤희정기자 yooni@hankookilbo.com
지난달 초, 막바지 호텔수성 컨벤션센터 증축공사가 한창인 대구 수성구 두산동 수성못 인근 호텔수성 앞. 용도 부적합 판정으로 외벽에 걸린 나이트클럽 간판은 철거됐다. 윤희정기자 yooni@hankookilbo.com

대구 수성호텔이 당초 약속과 달리 증축 중인 컨벤션센터의 사용용도를 무단 변경하고 인근 도로 확장도 끝내지 않았는데도 관할 수성구청이 일부 사용승인을 할 예정이어서 특혜논란이 일고 있다.

8일 수성구청에 따르면 이 호텔은 컨벤션센터 지하 1층을 당초 주자창에서 관광공연장으로 용도변경했다 현재 나이트클럽으로 바꿀 계획이다. 호텔 측은 센터 인가를 받을 당시 수성못 인근 교통체증을 해소하기 위해 센터에 시민 무료주차장을 건립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이를 무시하고 관광공연장 허가를 받았다. 하지만 호텔 측은 유흥주점으로 용도변경 승인도 받지 않은채 이곳에 1,940여㎡ 규모의 대형 나이트클럽을 건립했다. 호텔 측은 무단으로 나이트클럽 간판까지 내걸었다 철거한 상태다.

학부모들이 뒤늦게 구청을 상대로 진정서를 냈으나 구청 측은 법적 하자가 없다는 이유로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2014년 11월 호텔 컨벤션센터 최초 심의결의안에 따르면 현재 나이트클럽을 지은 이곳 지하 1층 6,923㎡는 시민 무료주차장으로 사용될 계획이었다. 호텔 측이 2015년 12월 수성못상가연합회과 공동으로 작성한 공증협약서 2조에도 ‘신축건물 내 주차장은 (주)호텔수성의 대형 행사 외 주차 공간 여유가 있을 시 인근상가 고객들에게 우선적으로 무료개방 한다’고 명시했다.

하지만 이는 4개월 전인 같은 해 8월 1차 변경심의 심의의결안에서 이미 누락되어 있는 것으로 드러나 호텔 측이 상인들을 상대로 립서비스만 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인근 상인들에 따르면 컨벤션센터 지하주차장이 사라지고 교통유발요인이 많은 관광공연장, 소매점, 일반음식점 등으로 용도변경되며 진입차량은 44%나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지만 실제 주차장은 12% 증가하는데 그치면서 교통 혼잡 우려도 커지고 있다.

호텔 측이 유흥주점 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2,300인 규모의 정화조를 갖춰야 하지만 현재 용량은 500인 규모에 불과하다. 호텔 측이 용도변경 승인도 받지 않은 채 정화조 용량을 확대하는 것은 나이트클럽 승인을 기정사실화하기 때문이다.

수성구청은 준공완료 시점에도 재량권을 최대한 적용할 계획이다. 호텔 측은 지난달 말 교통영향평가 통과 조건인 호텔네거리~불교한방병원 네거리 구간 확장을 위해 토지보상 추정금액 31억4,000만원을 납부했다. 도로 확장공사는 설 연휴 직후부터 4월 말까지 이뤄질 예정이다.

호텔 측은 지난달 22일 컨벤션센터 일부사용 신청을 냈으나 정화조 문제 등으로 이달 5일 반려됐다. 호텔 측은 정화조 기준을 맞춘 후 다시 일부사용 신청을 낼 예정인데다 구청은 이를 승인할 예정이어서 특혜 의혹이 꼬리를 물고 있다.

수성구청은 당초 인가 때 ‘도로 확장 공사를 완료한 시점’을 준공시점으로 못박았으나 토지보상 추정금액을 모두 냈기 때문에 ‘공사완료 의지가 있다’는 해석을 내세우고 있다.

수성못 인근 한 상인은 “주민과 상인들의 요구는 항상 반려하는 구청이 유독 호텔수성에 대해서는 재량권을 남발하는 지 모르겠다”며 “당초 약속과 인가조건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호텔의 배짱에 교통혼잡이 불을 보듯 뻔한데도 구청은 아랑곳없이 호텔 요구에 따르고 있어 두 번 뒤통수를 맞는 기분”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대해 호텔 측은 “시민들이 교통혼잡을 겪지 않도록 본관 앞 신축주차장을 2시간 무료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나 컨벤션센터 대신 도로에서 떨어진 본관 앞 주차장으로 대체할 경우 시민들의 불편이 가중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윤희정기자 yo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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