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 주유량ㆍ성분 측정 허점 노려
해경, 최초 구입처ㆍ유통 경위 조사
군산해양경찰서 직원들이 무자료 기름을 판매한 모래채취선에 올라 연료탱크에서 시료분석용 기름을 채취하고 있다. 군산해경 제공

전북 군산해양경찰서는 8일 불법으로 거래된 선박 연료유를 정상 유통된 것처럼 속여 모래채취업체 등에 팔아 수십억을 챙긴 혐의(급유업체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과 석유사업법 위반)로 급유업체 대표 이모(57)씨 등 2명을 구속했다.

해경에 따르면 이씨 등은 2016년 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56억원어치의 무자료 기름 1,000만ℓ를 구매해 정상 기름인 것처럼 속여 선박 연료로 판매해 72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해경 조사 결과 이들은 한 번에 연료 수십만ℓ를 공급하는 선박은 주유량이나 성분을 측정하기 어렵다는 점을 노려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업체에서 무자료 기름을 공급받은 선주들은 정부가 연료 구매량에 비례해 지급하는 유가보조금도 받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무자료 기름은 정상적으로 판매ㆍ유통하는 품질보증서에 해당하는 연료공급서가 없어 성분 분석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또 열악한 시설에서 장기간 보관하는 경우가 많아 기름이 변질하거나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황(S) 성분이 높아져 판매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해경 관계자는 “무자료 기름은 거래전표 등 장부 없이 음성적으로 거래돼 정상적인 유통시장을 파괴할 수 있다”며 “조악한 품질로 기계고장은 물론이고 환경오염까지 발생시키는 중대한 범죄”라고 말했다. 해경은 이씨 등을 상대로 무자료 기름 구입처와 유통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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