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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열병식 연습 ICBM 등 안보여… 평창 북미 접촉 ‘시그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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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열병식 연습 ICBM 등 안보여… 평창 북미 접촉 ‘시그널’

입력
2018.02.08 04:4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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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인사 초청 않고 외신 취재 불허

대외 도발 과시보단 대내용 관측

대화 위해 전략무기 공개 안 할 수도

美도 “때 아니다”서 “지켜보자”로

백악관 인사 등 한결같이 톤다운

美언론 “접촉 가능성 시사한 것”

북한 노동신문에 실린 지난해 4월 열병식 행사 사진. 평양 김일성 광장을 가득 메운 군인들이 ‘김정은 결사옹위’ ‘조국통일 ’등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 노동신문에 실린 지난해 4월 열병식 행사 사진. 평양 김일성 광장을 가득 메운 군인들이 ‘김정은 결사옹위’ ‘조국통일 ’등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 전날인 8일 치러지는 북한의 군 열병식이 북미 접촉의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관측 속에 군 열병식의 규모와 수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로선 북한이 ‘건군 70주년’을 맞아 예정대로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대규모 열병식을 실시할 것으로 보이지만, 일각에선 북한의 무력 과시가 당초 예상보다 으리으리하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대두되고 있다. 미국이 올림픽 기간 북미 접촉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기 시작한 게 이런 정황과 무관치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군 소식통은 7일 “평양에서 열병식 준비가 예년 수준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장거리미사일 등 전략무기들이 등장할 가능성이 없진 않지만 대외 도발 의도는 아니라는 게 군의 분석”이라고 말했다. 올림픽 분위기를 망치는 것 아니냐는 당초 국제사회의 우려와 달리 열병식이 대내용으로 치러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는 또 있다. 베이징 소식통에 따르면 주중 북한대사관은 지난달 미국ㆍ일본 등 주요국 외신들을 상대로 열병식 취재 초청을 했다가 최근 갑자기 이를 철회했다. 5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 출석한 이낙연 국무총리도 “외신의 이번 2ㆍ8 행사 취재를 불허한다는 보도가 있다”며 “국제사회에 도발한다는 인상을 주지 않으려는 뜻으로 해석되고 있다”고 했다. 이번 열병식에는 중국 정부 인사도 초청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 같은 북한 전략무기들이 열병식에 등장한다면 우리 정부가 다리를 놓으려고 하는 북미 대화는 물 건너갈 수밖에 없다. 하지만 현재로선 미국 내에서도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북한 군사문제 전문가인 조지프 버뮤데즈 연구원은 6일(현지시간) 북한 전문매체인 38노스 기고문에서 인공위성 데이모스-2의 사진 분석 결과에 근거해 “열병식 연습은 계속되고 있지만 보통 행사 1주일 전 도착하는 미사일 발사대 흔적이 아직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국제사회의 시선이 따가운 데다 북한의 전향적 태도 변화가 없으면 대화하지 않겠다는 미국의 태도도 확고한 만큼 분위기 조성을 위한 성의 표시 차원에서라도 신형 미사일 등 전략무기를 아예 공개하지 않을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여동생인 김여정 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을 평창 고위급 대표단 일원으로 전격 파견하는 것도 이 같은 유화 제스처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게 대체적 분석이다.

북한의 열병식 강행 방침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며 대면 자체를 거부하던 미국 역시 유보적 입장으로 선회하는 분위기다. 6일 세라 허커비 샌더스 미 백악관 대변인은 평창 올림픽 참가를 위해 8일 방한하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북한 인사들과 만날 가능성에 대해 “지켜보자”고 했다. 전날 렉스 틸러슨 국무부 장관과 펜스 부통령에 이어 백악관까지 한결같이 “지켜보자”는 대답을 한 것이다.

이는 우연이 아니며 북미 접촉 가능성을 시사했다는 게 미 언론 해석이다. 블룸버그통신은 헤더 노어트 국무부 대변인이 “지금은 때가 아니다. 대화 지점에서 동떨어져 있다”고 했던 지난달 말과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보도했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핵 무력을 보여줘 핵 보유국으로 인정 받은 상태에서 올림픽에 참가하는 게 유리할지, 미국의 견고한 대북 압박에 다소 양보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나을지 북한도 저울질을 했을 것”이라며 “열병식으로 한ㆍ미ㆍ일 공조의 확실한 빌미를 주기보다 일단 한발 양보하고 기회를 보는 선택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박재현 기자 remake@hankookilbo.com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1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에서 개최된 미 공화당 전국위원회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워싱턴DC=AP 연합뉴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1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에서 개최된 미 공화당 전국위원회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워싱턴DC=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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