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단체 주관 전시… 미사일발사 등 표현 부적절
시교육청 “장소만 대여, 심사ㆍ선정 관여 안해”

서울시교육청. 연합뉴스

서울시교육청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동상이 그려진 북한이탈주민(탈북자) 초등학생의 그림을 청사에 전시했다가 논란이 일자 전시를 중단하는 소동을 빚었다.

7일 교육 당국에 따르면 시교육청은 1일부터 종로구 신문로 본관 1층 로비에서 ‘대안교육 위탁교육기관 학생작품 전시회’에 출품된 그림들을 전시 중이었다. 문제가 된 작품은 ‘통일의 모습’이란 제목의 그림이다. 원래는 남북통일을 상정해 서울의 평화로운 분위기를 묘사하려는 의도였으나 김정은 동상과 핵미사일 발사 장면, 태극기와 인공기를 섞은 깃발을 그려 넣는 등 일부 표현 요소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전시회를 찾은 일부 학부모도 항의하자 시교육청 측은 전날 그림을 회수하고 전시를 중단했다.

이 그림은 최근 탈북한 초등학교 4학년생 작품으로 확인됐으며, 민간단체 ‘대안교육위탁교육기관연합회(연합회)’가 주관한 전시회에서 은상을 받았다. 연합회 측은 선정 이유를 “전체적인 작품 주제가 통일을 향한 초등학생의 마음을 담았다고 해석했다. ‘우리 핵을 우주로 날리자’란 문구도 있는데 이 역시 평화를 위한 마음으로 여겼다”고 밝혔다. 다만 김정은 동상 부분은 심사과정에서 인지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시교육청은 전시 장소만 대여했을 뿐, 작품 심사 및 선정은 전적으로 연합회가 주관했다는 입장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해당 그림은 초등학생이 통일을 주제로 상상력과 창의력을 자유롭게 표현한 것이지만, 일부 내용이 적절치 못하다고 판단해 회수했다”고 말했다. 시교육청은 앞으로 연합회가 주관하는 작품을 전시하는 경우 세부 기준 등을 마련해 유사 사례를 방지할 계획이다. 그러나 교육청이 논란의 소지가 있는 그림을 면밀한 검증을 거쳐 걸러내지 않고 전시한 만큼 책임 소재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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