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관련 일을 하다 보면 어떤 말이 우리말인지 아닌지 질문을 받는 경우가 있다. 주로 새로 생긴 말이나 외국에서 들어온 말이 질문의 대상이 된다. 이런 질문을 받으면 우선 국어사전을 찾아서, 사전에 있으면 우리말이라고 답한다. 우리말을 관찰하고 그 양상을 조사하여 목록으로 올린 것이 국어사전이기 때문이다. 물론 국어사전도 편찬자에 따라 올림말의 목록이 달라서 완벽한 기준이 될 수는 없지만, 쓰임이 확정되어야 올리는 사전의 보수적 특성상 일반적 기준으로 삼기에는 큰 문제가 없다.

고민이 되는 것은 국어사전에 없는 말이다.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사람은 국어사전에 없으면 우리말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반면 우리나라 사람이 어느 시점에 사용했다면 다 우리말이라고 보기도 한다. 후자의 생각을 따르면 ‘눕방’, ‘프로불참러’ 같은 신어나, ‘퀄리티스타트’ 같이 외국어를 그대로 한글로 표기한 전문어도 모두 우리말이 된다. 그러나 이러한 말을 우리말로 보는 것에는 아무래도 고개를 갸웃할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렇다고 국어사전에 오른 말만 인정하게 되면 많은 사람이 사용하지만 미처 사전에 오르지 못한 말도 우리말 목록에서 제외된다. 노래 가사를 고친다는 뜻의 ‘개사’는 최근에야 국어사전에 올랐지만, 오래 전부터 우리말의 하나로 쓰인 단어이다. 또한 ‘왕따’ 같은 신어도 지속적으로 모든 계층에서 동일한 의미로 쓰이면 사전에 오르는데, 그렇다고 ‘왕따’가 사전에 오른 순간에야 비로소 우리말이 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국민 대부분이 우리말이라고 인정했기 때문에 사전에 올랐다고 보는 게 옳다. 결국 확정된 우리말 목록을 제시하는 것은 매우 어렵고, 우리말은 계속해서 구성원이 변하는 열린 집합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운영 국립국어원 학예연구관

인기 기사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최신기사